이른 새벽. 서늘한 기운에 잠이 깼다. 계절은 언제 자리를 바꾸었는지, 며칠 전만 해도 더위의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어느새 가을이 집 안까지 스며들고 있었다. 그동안 더위에 시달린 탓인지, 서늘함이 싫지 않았다. 창가에는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와 있었다. 본능처럼 그 빛을 향해 걸어가 앉았다. 여름 내내 피하던 햇볕이 그리워지다니, 계절이 변하고 나서야, 나도 변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태양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는 빛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동일한 존재도 계절이 바뀌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 또한 다르지 않다. 나 역시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같지 않다. 하루에도 마음이 얼마나 오락가락하던가.
내 안에는 수많은 '나'가 공존한다. 그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충돌하기도 하고, 때로는 타협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종종 그런 내가 낯설 때가 있다. 자연이 변덕스러운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내가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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