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여름이 언제였나 싶을 만큼,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계절은 어느새 가을이다. 무척 더웠던 여름, 뒤돌아보니 도대체 지난여름에 내가 뭘 했나 싶을 정도로 특별한 추억이 없다. 그저 덥다는 불평만 했던 기억밖에 없다. 이런 헛헛한 마음이 들 때 문득 떠오르는 문장이 있다. 생물학자인 베른트 하인리히 교수의 <홀로 숲으로 가다>에 실린 그의 일기다.
“여름이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지나가버렸다.
나는 지금 분명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지나가버린 것, 그것이 인생이라고.”
삶은 소중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종종 아니, 자주 잊는다. 바쁘게 세상을 좇아 살다 보면, 그 소중함을 무심히 흘려보낸다. 하인리히는 25년간 학문과 강의에 매달리다가, 모든 걸 내려놓고 숲으로 들어갔다.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기 위해서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그랬듯, 자신의 시간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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