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지나가버렸지만

by 서영수

무더웠던 여름이 언제였나 싶을 만큼,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계절은 어느새 가을이다. 무척 더웠던 여름, 뒤돌아보니 도대체 지난여름에 내가 뭘 했나 싶을 정도로 특별한 추억이 없다. 그저 덥다는 불평만 했던 기억밖에 없다. 이런 헛헛한 마음이 들 때 문득 떠오르는 문장이 있다. 생물학자인 베른트 하인리히 교수의 <홀로 숲으로 가다>에 실린 그의 일기다.


“여름이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지나가버렸다.

나는 지금 분명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지나가버린 것, 그것이 인생이라고.”


삶은 소중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종종 아니, 자주 잊는다. 바쁘게 세상을 좇아 살다 보면, 그 소중함을 무심히 흘려보낸다. 하인리히는 25년간 학문과 강의에 매달리다가, 모든 걸 내려놓고 숲으로 들어갔다.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기 위해서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그랬듯, 자신의 시간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였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서영수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23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계절은 변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