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Aug 09. 2022

다시 열린 광화문광장

여전히 더웠던 지난 주말,

'광화문광장'이 다시 열렸다.

공사 때문에 불편했는데,

깔끔하게 정돈되었다.


아직 틀이 잡히지 않아 다소 어수선했지만,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밝은 표정과

곳곳에 심은 나무들로

여유로워진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서울에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 좋았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나무를 곳곳에 심었으나 그늘로 삼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몇 년 지나 나무들이 자라면 나아질지 모르겠지만.


공간의 배치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선조들이 지은 궁궐과 서원이

자연과 조화로운 미를 강조했다면,

광장은 나무 사이의 간격이나 배치가

사람의 손이 많이 탄듯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다소 획일적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어떤 것으로 채울지는

광장을 사용하는 우리 몫이겠지만


걷다가 지쳤을 때 잠시 쉬어갈

주변 시설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


그럼에도 우리에게 광장이 주어진 건

큰 도전이다.

어떤 도시가 아름다울까?

찾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갖추어야 할까?


박진배 마이애미대학교 교수의 <공간미식가>에

나오는 글이다.


"프랑스어 '피에아 테르(Pied-à-terre)는

땅에 한 발자국을 들여놓는다'는 뜻이다.

그 말처럼 어떤 공간, 사물, 요소를 만나는

첫인상은 특별하다.


성공적인 도시와 그렇지 못한 도시의

가장 큰 차이는

공적 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과,

디자인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달려 있다.


성공한 도시는 그 중심에 사람을 두고,

사람으로부터 디자인을 시작한다.

물리적이고 시각적인 요소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패턴으로

행동하는지를

먼저 분석하고 디자인을 창조하는 것이다."


광화문광장이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이길 바랬다.

당장은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앞으로 그렇게 가꾸어져 가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지막 붉은 기운이 아쉽다는 듯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