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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02. 2022

다른 사람의 괴로움에 민감한

다자이 오사무 / 서간

"사람을 염려하고, 다른 사람의 외로움과 쓸쓸함, 괴로움에 민감한 것. 이것이 다정함이며, 또한 인간으로서 가장 뛰어난 점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런 다정한 사람의 표정은 언제나 '수줍음'입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 서간>에 나오는 글이다. 그는 다정함이라고 표현했지만 사랑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를 염려하고, 그의 외로움과 쓸쓸함, 괴로움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 대해 연민의 마음을 품는 것, 사랑의 가장 완성된 모습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잠깐 헤어져 있는 동안조차도 별 일이 없는지 그 사람의 안부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이 사랑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연민의 눈빛, 그 시선 앞에서 무너지지 않을 사람은 없다. 


다정함과 사랑을 품고 있는 사람의 표정은 언제나 겸손하고 진실하다. 자신을 낮추고 그를 높이지 않으면 온전한 사랑을 하기 어려우니 당연히 수줍을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 우리는 모두 수줍은 사람이 된다. 나이가 들면서 슬픈 것은 그런 먹먹하고 애틋한 감정, 수줍음을 잃어가는 것이다. 


혹시 곁에 있는 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마음이 더 이상 들지 않는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그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지를. 사랑의 가장 큰 적은 미움이 아닌 무관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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