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가 잠깐 사무실 밖을 걸었다.
거리는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결에 봄기운이 물씬 묻어 있었다.
하늘까지 푸르러 눈이 시원했다.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 있긴 하지만
계절의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
ㅡ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날씨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게 변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다.
흐름에 순응하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따라가지 않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기만의 뚜렷한 주관을 지키는,
ㅡ 문득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계절의 변화를 민감한가?
곧 봄이 올 텐데,
봄을 맞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무뎌진 나와 계절이 비교되면서
ㅡ 씁쓸한 마음을 지우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