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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ug 03. 2023

나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을 겪는다. 원하는 일도 있지만 원하지 않는 일도 많다. 원하지 않는 일을 겪다 보면, 자칫 '인생이 원래 이런 건가?' 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맞다!! 인생은 원래 그렇다.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내 뜻을 관철하는 것은 둘째치고 대부분은 원하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게 현실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 앞에서 뒤통수를 만지면서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인생이 그러할진대,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꿈과 희망도 없이 오는 대로 꾸역꾸역 마지못해 살아내야만 할까. 아니다. 그럴 수 없다.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인생, 그렇게 끌려갈 수 없다.


관점의 변화가 시급했다. 인생이 '어떤가'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당장 일어난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내가 살아가야 할 방향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거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철학자 최훈이 쓴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고기를 굽기 전, 우리가 꼭 생각해 봐야 할 철학적 질문>에는 이런 글이 나온다.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아냐? 누구나 다 자기 것을 챙기려 하지. 당신은 그렇지 않나?"라고 대꾸하는 사람이 있다면 윤리에 대해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인생이 원래 그렇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인생이 '어떠한가'를 묻는 게 아니라, 인생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철학에서는 사실과 당위의 구분이라고 한다. 인생이 사실은 어떠어떠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것과 상관없이 인생이 마땅히 어떠어떠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윤리이다."




우리는 늘 우리의 삶이 ‘지금 어떤가’를 묻는다. 당연히 나보다 나은 삶을 사는 사람들과 비교하고 또 삶에 어떤 기대를 한다. 그러나 기대는 대부분 실망으로 바뀌고, 비교하지만 여전히 그들을 따라갈 수 없는 현실, 남들과의 끊임없는 비교는 오히려 스스로만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그래서 질문을 바꾸어 지금 내 삶이 어떤가를 묻기보다는 내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 나는 깊이 공감하고 있다.


삶이 어떤가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냉소적이거나 자칫 부정적으로 흐를 수 있지만, 어떠해야 하는지를 묻기 시작하면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우리 삶은 그 노력이 쌓여 조금씩 변하는 것이다. 현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 현실에만 매어 살 수 없다. 이상은 꿈같지만 그 꿈마저도 없다면 살아갈 희망을 찾기 어렵다.


'나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 어떠해야 하는 삶을 위해

나는 지금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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