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
누나 손잡고 가던 작은 백사장은
어린 전설 속에 숨었다
대머리 비행장*은
까치내 낚시터*는
팔결다리* 미루나무 밑 만남터는
뽀얀 살결 고운 여인은
가고
껍데기 바랜 낡은 샹들리에 불빛
새벽에 힘 다한 달
멀리 사라진 사랑의 역사
그래도 가을 다시 와서 맘 고르라며
낙엽 날리는구나
그리운 설움
흐드득한 발품 팔리라
가끔 떨리는 순간으로 떠오르면
먼 길 가는 나그네 차림새로 훌훌 찾으리라
여름 내내
나름
애써
기름 먹여 재여 논
활과 올가미는 새
봄으로 쓰련다
* 예전 청주에 있던 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