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윤수 Aug 06. 2022

가을 고향 (청주)

한돌의 시

누나 손잡고 가던 작은 백사장은 

어린 전설 속에 숨었다     


대머리 비행장*은

까치내 낚시터*는

팔결다리* 미루나무 밑 만남터는

뽀얀 살결 고운 여인은 

가고     


껍데기 바랜 낡은 샹들리에 불빛

새벽에 힘 다한 달

멀리 사라진 사랑의 역사     


그래도 가을 다시 와서 맘 고르라며 

낙엽 날리는구나     


그리운 설움

흐드득한 발품 팔리라

가끔 떨리는 순간으로 떠오르면 

먼 길 가는 나그네 차림새로 훌훌 찾으리라     


여름 내내 

나름 

애써

기름 먹여 재여 논 

활과 올가미는 새

봄으로 쓰련다     


* 예전 청주에 있던 지명 

매거진의 이전글 천장에 비 새는 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