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
여름 지나니 작은 나무가 몇 센티 컸다
새로 난 가지는 맑고 투명하고 바알간 어린 색이고 새 잎과 새 꽃은 엷고 아리아릿한 색이다
원래 어리고 젊은 것은 가냘프고 투명하고
세월을 이래저래 보낸 것은 굵고 투박하고 얼핏 보아도 지쳐 있다
모두 세월 보내며 딱딱해지는 모양이다
봄마다 새 가지, 새 잎, 새 꽃을 내다가
어느 순간 멈추고 말라버리는 것
이게 끝이다
그런데 이런 건 사람쪽이 나은 것 같다
글 쓰는 것
나이 먹으면 글이 말랑말랑해지고
무언가 세상에다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