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팔꽃

한돌의 시

by 신윤수

아파트 베란다 아마릴리스 화분에 가느단 떡잎

10월 늦둥이로 나오더니 내게 살짝 윙크하였다


그대로 두었는데 낮에는 힐끗 나를 보고 밤에는 별 보더니 무언가 자꾸 감으려 하기에 새끼줄 하라고 매어 준 헌 운동화 끈 잡고 오르다 미끄러지고 다시 미끄러지다, 시든 넝쿨을 피켈과 아이젠 삼아 열심히 오르는 것이었다

12월 들어 아침마다 뿌뿌뿌

겨울 되어야 피는 소박한 봄 마음

매일 정성을 다해 노래하는 작은 나팔수


남들이 말하는 짧은, 허무한 사랑이 아닌


너는 열정의 파랑꽃, 정열의 팡파레


* 벌써 2년 된 이야기



(파란 나팔꽃) 픽사베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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