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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Nov 28. 2023

뉴질랜드 한인 장관의 한국어 선서를 보며

나는 명색이 글을 짓는(쓰는) 작가다. 프로필에 그리 적어 놓았다. 공직을 미리 은퇴(명예퇴직) 후, 나이 들어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국문과(학사), 문예창작콘텐츠과(석사)를 마쳤다. 그때부터 한국어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고, 브런치글로 내 의견을 표현한 적이 있다.  

    

뉴질랜드 한인 장관이 한국어로 선서를 했다고 한다. 참 뿌듯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어에 대해서는 호불호(好不好)가 갈린다. 어떤 이는 한국어를 자랑스러워 하지만, 어떤 이는 한국어를 촌스러워(?) 한다고 할까? 들의 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뉴질랜드 이민자로 첫 한인 출신 장관이 된 어떤 여성과 영국의 찰스 국왕, 그리고 대한민국 현직 윤석열 대통령의 한국어에 대한 태도다.        


먼저 언론보도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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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서 첫 한인장관한국어로 "본인 멜리사 이지연은" 선서

연합뉴스 2023.11.27          

뉴질랜드 첫 한인 장관 탄생

뉴질랜드 새 정부의 멜리사 리(한국명 이지연) 경제 개발부 및 소수민족부, 미디어·통신부 장관이 27일 뉴질랜드 웰링턴의 정부청사에서 열린 장관 선서식 후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왼쪽),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27.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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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사 이지연은뉴질랜드 첫 한국인 장관 탄생, 선서도 한국어로

서울신문 2023.11.27     


뉴질랜드 최초의 한국인 국회의원이 장관직에 올랐다.     


27일(현지시간) 라디오 뉴질랜드(RNZ)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은 국민당의 멜리사 리(57·한국명 이지연) 의원을 새 정부의 경제개발부, 소수민족부 그리고 미디어·통신부 등 3개 부서 장관으로 임명했다.     


리 장관은 이날 장관으로 선서하면서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선서문을 읽었다.     


그는 한국어로 “본인 멜리사 이지연은 법에 따라 찰스 3세 국왕 폐하와 그의 후계자 및 왕위 계승자에게 진정으로 충성을 다할 것을 선서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밀을 유지하고 성실하게 장관의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리 장관은 취임식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오늘 공식적으로 장관으로 선서했다”며 “한국어로 선서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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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킹엄에서 국빈 만찬윤 대통령 세익스피어, 찰스3세 윤동주 인용하며 친밀함 과시

MBC  2023.11.22.       


한영 수교 140년을 맞아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새벽 버킹엄 궁에서 왕실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만찬사를 시작한 찰스 3세 국왕은 "한국 국민들은 참담한 상황을 딛고 일어나 기적을 이뤘다"며 "냉장고와 평판 스크린,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기술 창조 분야에서 전형적인 본보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영국에 대니 보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봉준호가, 비틀스의 렛잇비가 있다면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며 "한영 양국의 문화는 소프트 파워를 초강력 파워로 바꾸는 탁월한 능력을 갖춘 것 같다"고 양국 문화를 추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세종대왕 뒤를 따라 완전히 새로운 알파벳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한글의 우수성을 둘러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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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싫어하는(?) 이들     


한편 우리 저명인사 중에서 한국어를 싫어하거나 거북해하는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     


예전에 어떤 여성 총리 후보자가 한글 대신 영어를 전용하자고 한 적이 있었다. 그가 했다는 유명한 말이 있었는데 오렌지가 아니라 ‘아린쥐’라고 했던가. 내가 아는 어떤 유명한 작가도 영어전용을 주장했다.     


올해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4월), 영국(11월) 의회에서 영어를 사용하였고, 6월 프랑스 파리의 부산엑스포 PT에서도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였다.      


영어 사용국에서 그 나라 언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친밀감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뉴질랜드 한인 장관처럼 우리말을 사용한다면 이게 바로 그 나라 말,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언어라는 그거구나, 한국어가 이리 우수하니 그 나라 상품이나 문화도 훌륭할 거라 생각하지 않을까.     


그런데 프랑스는 좀 다르다. 프랑스는 헌법에 언어조항을 둔 나라다(헌법 제2조 1항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다’). 투봉법이라는 법률에서 공식 회의나 상품 포장 등에 프랑스어 사용이 의무화되어 있다. 그런 나라에 가서(물론 국제회의에 영어도 공용어이긴 하지만) 자기네 말(한국어)이나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한 건 일종의 결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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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개정이 시급하다     


내가 여러 차례 주장해 왔지만 이번 국회에서 헌법개정을 해야 한다. 우리 헌법은 1987년 헌법(10호 헌법)으로 1948년 제정 후 1987년까지 9차례 개정 후 올해까지 36년 동안 전혀 개정하지 못했다. 헌법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헌법개정이 필요하지만  정치가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2/3 의석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이로서 우리 헌법(constitution)은 말 그대로 ‘헌 법’ 즉 ‘old law’가 되었고, 이 자체가 구체제, 즉 앵시앙레짐(ancien regime)이 되어 있다.      


전에도 한 이야기지만 다시 반복한다.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로 헌법 개정을 제안할 수 있다(헌법 제128조).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받았고 아직도 168석을 가진 정당이 있는데, 4년 임기 내내 한 번도 헌법개정(안)을 제안조차 하지 않고는, 다시 많은 의석을 달라는 것은 유권자를 모독하는 것 아닌가.     


미국은 헌법을 수정한다. 개정이 아니라 수정헌법(revised constitution)이라고 부른다. 우리도 자주 헌법을 고치자. 그런데 헌법개정을 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니까, 내년 4월 10일 총선에서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같이 하자는 것이다.     


개정 조항에 여야가 합의하면 좋지만, 그게 없더라도 당장 다음 2개 조항 정도는 개정할 수 있지 않을까. 언어조항은 우리 문화와 상품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조항이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는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 의원이 동의하는 조항이다.      


1. 프랑스처럼 우리도 헌법에 언어 조항을 설치

헌법 **조 대한민국의 말과 글은 한국어와 한글이다.     


2.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 조항을 폐지   

헌법 제44조 불체포특권 조항을 삭제한다.      


(한돌 생각) 헌법을 일부라도 고쳐 새 나라 건설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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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치북: 『매봉재산에서 푸른 미래를 말하다』 중 관련 글     

01화 한글날, 우리말글을 지키자 (1) (brunch.co.kr)    2023.10.8.

02화 한글날, 우리말글을 지키자 (2) (brunch.co.kr)    202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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