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보통날’이다. 너무나 소름이 끼치도록 평범한 하루, 평범한 루틴의 일상, 평범한 식사와 평범한 저녁, 평범한 타자 소리.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안락에 대한 환희가 들어찬다. 참 안락하다. 이러한 평범함을 얼마나 바라 왔던가. 이제는 어른이라고 떠밀린 나이부터는 평범하게 안락하기만도 참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가정의 온화하고 따듯한 하루를 위해 나의 부모님은 얼마나 노력해오셨던 걸까. 당연한 삶이 그토록 당연하지 않은 노력에 의해 일구어졌다는 사실은 매우 괴롭다. 나는 또 안락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할까. 보통날을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참 행복하고도 불행하다. 안락해서 더 그렇다. 안락하지 않던 때는 어떻게든 안락으로 다가가고자, 눈 앞의 불을 끄고자 하는 바람에 내가 행복한지 불행한지도 몰랐었다. 참으로 평범한 보통날이 되자 뒤를 돌아보게 된 것이다. 안락한 삶에 다가오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무던한 노력을 했던가. 무던해지기 위해 얼마나 옷깃을 적셨던가. 행복한지 불행한지를 되짚어보고 내 감정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감사한 보통의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