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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 Mar 13. 2022

당신은 책을 들고 있던 내 손톱이 예쁘다고 했죠

당신은 책을 들고 있던 내 손톱이 예쁘다고 했죠.

나는 당신이 내가 무엇을 읽는 사람인지 알아주기를 바랐는데요.

당신은 신경 써서 차려입은 내 옷이 잘 어울린다고 했죠.

나는 당신이 나의 내면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기를 바랐는데요.

당신은 내가 아침에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냐며 놀라곤 했죠.

나는 당신에 대한 글을 아침마다 쓰고 있었는데요.

당신은 내가 어리다고 했죠.

나는 당신에게 차마 다 할 수 없는 말들을 품고 살고 있는데요.

당신은 내가 고생 한 번 안 해본 사람이라고 했죠.

나는 생각만으로도 눈물지어지는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당신은 우리 관계에서 실망보다 더 큰 게 어딨냐고 했죠.

나는 수십 번 당신에게 실망해도 그건 그저 당신을 향한 내 욕심이라고 생각하려 애썼는데요.

당신은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했죠.

나는 이번에도 전과 같은 우리를 생각하며 사랑하는 당신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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