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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 Jun 07. 2022

전하지 못한 마음들

 너는 반짝이는 너의 시계가 너를 빛내준다고 생각하면서 손을 들어 올렸지만 나는  머리칼을 소중하게 쓰다듬어주는  손길이 좋았어.


 처음  봤을 때는 화려한  모습에 당연하게도 눈길이 갔지. 네가  모를 때부터 나는 너를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너를 알아가고부터는 나는 네가 겉보다는 속이  빛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 유명하고 유명한 너의 겉모습에 가려진 속 사람을 누군가는 알아보겠지.


 나는 네가 좋아. 모두가 쳐다보는 멋진 너의 차보다는 네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이 좋다고. 그 차를 가진 사람들은 꽤나 여럿이 있겠지만 너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잘 없거든. 난 네가 좋아.


 너는 사람들을 잘 믿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 물론 너에게 들러붙는 여러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고는 해서 어쩔 수 없겠지. 언젠가 나는 네가 보기보다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 좋았다는 말을 했잖아. 너는 나를 믿어줄까.


 너는 밖에 잘 나오려고 하지도 않아. 누군가가 너를 알아볼까 봐 신경 쓰인대. 보고 싶은 너를 만나기가 참 힘들어. 마지막에 봤던 날에는 머리를 예쁘게 잘랐더라고. 내가 계속 너를 쳐다보고 있던 거, 너는 알까.


 나도 참 우습고 바보 같지. 너는 내 마음을 알려나 모르겠네. 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쿨한 척만 하고 있었는데 사실 나 너를 많이 좋아하고 있어.


 너에게 답장이 없어. 뭐라고 더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일이 힘들지는 않은지 잘 지내고는 있는 건지 보고 싶다고 하고 싶은데 말하기가 힘드네. 오해로 켜켜이 쌓인 우리 관계가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까. 의미가 없는 건가.


 네게 주려고 샀던 것들이 내 방에 놓여있어. 전해주고 싶은데 전해주지도 못하고 마음이 그리 좋지는 않아. 너에겐 별 의미가 없는 시답잖은 것들이니 받을 생각도 별로 없겠지.


 나는 그냥 너랑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한강에 가서 라면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시시콜콜한 얘기나 하다가 손잡고 다시 집으로 오고 싶어. 그뿐이야.  정말 너를 좋아하는데 이젠 전하지도 못하겠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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