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의 기준에 관하여

시력, 시력 교정 수술

by 소심한 광대

안경을 벗고 싶었다


시력이 그렇게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멀리 있는 무언가를 볼 때는 가방에서 안경을 꺼내어 쓰면 그만이었고, 보통은 벗고 다니는 편이었다.

일할 때 눈을 찡그리는 모습이 보기 안 좋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안경을 쓴 내 모습이 별로 내키지 않았고 크게 불편하지 않아서 안경을 쓰지 않았다.

멀리 있는 글을 자주 봐야만 할 순간부터 나는 점점 안경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놀 때나 쉴 때는 안경을 가방에 넣어두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안경을 벗거나, 자기 전에만 안경을 벗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많은 고민과 조사를 통해 시력 교정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과 정보


각종 영상과 수술 후기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수술을 한 지인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구했는데, 10년 동안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도 있고 한쪽 눈만 시력이 떨어진다는 사람도 있었으며, 결국 멀리 있는 글을 볼 때마다 다시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기존의 방식의 단점들을 보완했다는 새로 나온 수술 방식이 있는데, 수술한 지 1년 뒤에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는 사람의 사례를 지인을 통해 들었다.

물론 그 지인도 그 결과를 지켜보고 수술을 했는데, 아무런 불편함을 못 느끼겠다고, 안경을 벗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지인의 결과를 보고 나서 수술 일정을 잡았다.


1.0의 기준


수술을 하고 나면 얼마나 잘 보이는지가 궁금했다. 지인은 어느 정도라고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시력 1.0의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점점 잊어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안경을 끼었을 때가 시력 1.0이었는데, 안경을 끼었을 때의 시선과 그 기준이 점점 기억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수술 후, 안경을 낄 때보다 더 선명하고 잘 보이는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고, 너무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이젠 흘러내리는 안경 때문에 어딘가를, 무언가를 노려보지 않아도 되며, 활동적일 때의 불편함도 없어졌다.

가장 중요하고 만족스러운 점은 안경을 낀 내 모습에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경을 꼭 써야 하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안경이 너무 안 어울렸으며, 나 자신 또한 그 모습을 싫어했기 때문에.


눈.jpg


심리적 데미지


시간이 흐르면서 시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을 종종 받았다. 불안한 마음에 정기 검진일이 아닌데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시력 1.0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왼쪽 눈의 시력을 측정할 때 1.0 기준의 글자가 약간 덜 보였다. 정답을 맞혀서 그런지 내 시력은 1.0으로 측정이 되었다.


시력 1.0의 기준은 내 대답에 의한 것인지, 다른 검사 방법에서는 1.0이 나왔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많은 데미지를 받았다.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시력이 점점 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에 이과 출신에 시력 교정을 한 지인에게 물어보니 결국 시력은 언젠가는 떨어지겠지만, 당장은 낮과 밤에도 다르게 보이는 게 시력이고 사물이니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대답을 해줬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시력 교정 수술에 대한 질문을 하는 지인들이 있다. 나는 지인들에게 수술에 대한 긍정적인 추천을 받았지만, 나는 선뜻 추천하지는 않는다.

정말 잘 알아보고 고민해보고 끝에는 안경을 벗어야만 하는 이유를 찾고 나서 결정하기를 권하는 편이다.


개인적인 문제지만 심리적인 데미지가 상당했으며, 아직도 인공눈물을 자주 쓴다. 안 쓰면 뻑뻑한 느낌이 들고 불안해서.


그래도 시력 교정 수술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수술을 할 거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결국에는 할 것 같다고."


그 이유는 내 콧대는 결코 안경을 받쳐주지 못했으며, 안경을 낀 모습이 너무 싫기 때문에.


시력검사를 받은 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아직도 예전보다 덜 보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시력은 분명 조금이라도 떨어졌으리라.


당장은 검사를 받으러 가기 두렵기도 하고, 특별한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병원에서 시력검사를 받았을 때, 기준을 잘 모르겠지만, 이런 결과를 받았으면 좋겠다.


"1.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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