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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만에 안정을 되찾는 한마디

다독다독, 괜찮다, 괜찮아

by 사적인 유디


불안하고, 힘들고, 화나고, 슬프고, 놀라고, 당황하고, 속상하고, 부정적인 기분이 들 때 이 말 한 마디면 내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간다.


누구에게나 이런 말이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는데, 사실 어떤 사람이 이 말을 해주느냐에 따라 차이도 큰 것 같다.


나에게는 ’다독다독’이 마법의 말이다.

아무리 마음이 날뛰고, 심장이 쿵쾅거리고, 주체가 안될 만큼 감정이 오락가락하더라도 남자친구가 나에게 내뱉어주는 이 말이 나에게 큰 안정제가 되어줬다.


우리가 만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남자친구는 따뜻한 목소리로 나에게 ‘다독다독’하며 쓰다듬어 줬고, 이 말에 나는 순식간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후로도 여러 감정이 오가며 혼자 주체가 되지 않을 때 남자친구는 ‘다독다독’을 말하며 달래주었다.


다독다독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 것도 아닌데, 남자친구가 말하는 다독다독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더 따스하고, 정말 나를 다독이며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느낌이었다.


한 날은 아침부터 토스트를 해 먹겠다며 설쳤고, 나는 그대로 식빵을 태워 먹었다. 친오빠에게는 석탄이냐며 놀림을 받았다. 아빠는 탄내가 난다며 은근 눈치를 주었고, 엄마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식빵이 타냐고 물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반응은 달랐다.

“다독다독, 괜찮아, 괜찮아.”


내가 아무리 태워먹고, 실수하고, 실패하고, 계획하던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남자친구는 차분히 나에게 괜찮다며 다독여주었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지 나를 받아들이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지켜주었다.


엄마가 냄비를 태워 먹었을 때의 아빠는 욕을 하며 뭐라 하기 바빴는데, 남자친구는 나에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사람이 남편이라면 앞으로의 삶에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 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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