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 하트다!
육교 위 한 남자가 서성거린다. 그 밑으로는 버스가 한 대가 멈춰 섰고, 버스 안에서 한 여자가 내린다. 육교 위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포즈를 취한다. 그 여자가 봐주길 바랐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본인 갈 길만 가는 그 여자는 육교를 봐달라는 전화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뒤돌아본다.
육교 위를 쳐다보자 한 남자가 머리 위로 크게 하트를 만들고 서있다. 뒤에 사람이 지나가든 말든, 그 아래로 차가 지나가든 말든, 남자는 아랑곳 않고 그 여자에게 시선이 고정된 채로 큰 하트를 만들어 보여준다.
1개월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2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도 그 남자는 그렇게 하트를 그린채 서있다. 이 모습을 본 여자의 마음도 한결같다. '귀엽다.'
휴대폰 카메라를 켜고, 그 모습을 찍거나 똑같이 머리 위로 큰 하트를 만들어 보여준다. 남이 보기엔 꽤 우스워보이면서도 한창이다라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른다.
우리의 사랑 방식은 변함없이 유치하면서도 순수하다. 표현과 행동을 함으로써 내가 이토록 당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내가 이토록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