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안에서 허용되는 유치함
정확히 언제부터 이 노래를 불렀는지 기억은 안 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거의 매일 남자친구는 이 노래를 나에게 불러주고 있다.
'귀여워', '사랑스러워', '공주님', '천사님'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이 노래는 약간 동요 같으면서도 남이 들으면 오글거린다고 뭐라 할만한 노래지만,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노래 가사와 목소리 자체에 꿀이 잔뜩 발려있다.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어도 이 노래를 들으면 다시 생기를 되찾고, 따뜻한 노랫말이 귀를 간지럽히며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
나만의 주제가를 만들어주는 남자친구라니.
꽤 귀엽고 로맨틱하다.
누군가는 연인간 혀 짧은 소리를 내거나, 애교가 섞인 모습을 보며 '유아퇴행이냐', '오글거린다'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어른스러운 모습만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오직 연인과 나뿐인 순간에서는 어른의 모습을 잠시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
오직 서로에게만 보이는 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과 천진난만함이 우리의 사랑을 더 사랑스럽게 해준다.
평소의 우리는 어디에서도 아이처럼 굴 수 없다. 기대고 싶어도 참고,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하는 날들이 많다. 그런 우리에게 단 한 사람, 온전히 마음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을 수 있는 존재가 생겼다는 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그 사람 앞에서만큼은 어른이라는 가면을 벗고, 애써 무장하지 않아도 된다.
서로에게 보이는 아이 같은 모습은 어쩌면 사랑 안에서만 허용되는 유치함이니 마음껏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유치해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