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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설레는 중

커피 같은 사람

by 사적인 유디


얼마 전, 요즘 꽂힌 노래라며 남자친구에게 영상 하나를 공유했다. 영상은 Kendrick Lamar, SZA의 luther를 커버한 영상이었다.


평소 노래를 잘 즐겨 듣지 않는 남자친구이기에 큰 반응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저 나는 이 가사를 공유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If this world was mine, I'd take your dreams and make 'em multiply
(이 세상이 내 것이라면, 네가 더 큰 꿈을 꾸게 해 줄 텐데)

If this world was mine, I'd take your enemies in front of God
(이 세상이 내 것이라면, 네가 싫어하는 사람 다 주님 곁으로 보내줄게)

Introduce 'em to that light, hit them strictly with that fire
(정의의 사도로서 불로 심판할 것이야)

Fah-fah, fah-fah-fah, fah-fah, fah

If it was up to me, I wouldn’t give these no body no sympathy
(모든 게 내 마음대로 된다면, 쓸데없는 애들한테 동정따위 주지도 않아)

I take away the pain
(너 힘든 거 내가 덜어줄게)

I give you everything
(너한테 모든걸 줄게)

I just wanna see you win, wanna see
(난 그냥 네가 성공하는 걸 보고 싶어)

(의역이 있을 수 있으나, 나는 이 해석도 마음에 들었다.)


'요즘 내가 좋아하는 노래야'라는 메시지와 함께 영상을 보내었고, 5분 뒤 남자친구의 답장은 처음 연애할 때처럼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마치 커피를 잘 못 마시는 내가 아메리카노 한 잔을 벌컥벌컥 들이 마셨을 때의 기분이랄까. 심장이 막 두근거리고, 얼굴이 상기되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If it was all up to me, I'd clone my cutie 100 times and make her rule the world'

(내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귀여운 너를 100명 복제해서 세상을 지배하게 만들 거야)


그는 그저 가사를 인용해서 가볍게 말했을지는 몰라도 나는 이 메시지 하나에 나를 지지해 주는 그의 애정담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도 사랑 표현을 많이 하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기존 표현 방식을 벗어난) 표현을 할 때는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만남의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설렘의 빈도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런 작은 것에도 설렘을 느끼곤 한다.


^ྀི 항상 "이따~~~~~~~~~만큼 사랑해"라며 목이 갈라지도록 말하는 사람

ྀི 내가 너무 예뻐서 입에도, 눈에도, 코에도, 귀에도 다 넣고 싶다는 사람

ྀི 혼자 흥얼거릴 때도 나를 찾는 사람

ྀི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 1, 2, 3이 나인 사람

ྀི 나의 모든 모습을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

ྀི 매일매일 숨통이 조여 오는 느낌을 받으며 살아온 나에게 맑은 ‘숨’이 되어준 사람


이런 사람이 곁에 있기에 나는 참 복 받은 사람이다.


(가끔 ‘숨’이 ‘한숨’으로 될 때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크게 숨을 내쉴 수 있는 거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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