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유형은?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가족, 친구 간에 싸움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여러 의견이 갈리는데, 그중 크게 갈리는 의견은 바로 이 부분이지 않나 싶다.
싸우고 나면
1) '시간이 필요해' 유형
2) '지금 당장 이 문제를 풀어야 해' 유형
주위 친구들의 이야기만 들어봤을 때도 연인 간에 이 의견이 많이 갈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간이 필요해' 유형은 생각 정리를 하고, 차분하게 상황을 되돌아보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한다.
'지금 당장 이 문제를 풀어야 해' 유형은 상한 기분을 계속 유지하기 싫고, 당장 이 상황을 해결하고 감정을 풀고 싶어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두 가지 유형에 모두 해당되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유형 2에서 1로 넘어간 타입이다.
연애 초반에는 남자친구와 싸우게 되면, 바로 문제를 해결하고 풀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 나쁜 감정을 지속하고 싶지 않았고, 적어도 그 싸운 당일에는 이 상황을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싸움이 커질수록 당일에 바로 문제를 푸는 것은 어려워졌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나쁜 감정을 계속 지속하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2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깨달은 것은 2번보다 1번이 더 낫다는 것이다.
물론, 대화가 잘되어 빠르게 상황이 마무리되는 것이 제일 좋기는 하지만, 문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다.
빨리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각자의 입장과 감정만 먼저 내세우게 되다 보니 오히려 더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서로의 불만을 새벽까지 털어놓게 되고, 아침에도 그 싸움이 이어지기도 했다.
감정 소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만남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리는 이런 상황일 때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기보다 각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잠을 자고 일어나서 다시 문제를 되짚어 보며 큰 문제가 아닌 것을 깨닫게 되거나, 또한 내가 바라보지 못했던 나의 문제점과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다.
잠을 자고 일어나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당장 잠을 잘 수 없는 환경일 때는 각자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한 날은 남자친구와 사소하게 다투었는데, 남자친구는 산책을 나갔고, 나는 러닝을 하러 나갔다.
그렇게 각자 한 시간 동안 걷고 뛰며 생각을 정리했고, 한결 화가 가라앉은 다음에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감정이 최고점을 찍었을 때, 각자만의 입장을 생각하며 계속 대화를 하기보다는 각자만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훨씬 더 대화가 잘 되었다.
세상에는 일부러 싸우고 싶은 사람도 없고, 모든 사람이 이 불편한 상황을 빨리 해결하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상대방 입장과 나의 입장을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가만히 앉아서 또는 누워서 생각하는 것보다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걷거나 뛰는 것이 도움 된다.
그리고, 나만의 입장만을 생각하기보다 ‘상대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왜 저렇게 말을 했을까? 왜 저렇게 행동을 할까? 상대가 느꼈을 감정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고, 나의 행동과 말이 어땠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이제 생각 정리가 끝났다면, 진정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고, 사과하고, 받아들이고 화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