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공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가옥에 지어진 풀꽃문학관에서의 10년 기록을 담은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 <꽃이 사람이다>에 삽화로 참여했습니다. 올해 새롭게 문학관이 개관할 예정이어서 사라질 현재의 풀꽃문학관에서의 기록을 담았다고 합니다.
처음 원고를 받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겨울에서 시작해 봄으로 끝나는, 읽고 있으면 계절이 느껴졌어요. 이 다채로운 풀꽃들을 어떻게 그리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계절별로 4-5가지씩의 컬러로 그렸습니다. 색연필로 단순한 선을 그리되 풀꽃들의 특징을 포착해내려고 했어요. 계절마다 피어나는 풀꽃들을 잘 살펴주세요.
길이가 긴 색연필은 제가 자주 쓰는 색이에요. 자주 쓰는 것들은 모두 몽당색연필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가볍게 그려야 할수록 연습하는 스케치의 양은 더 많아지고요.
겨울입니다. 나태주 시인님이 풀꽃 문학관에서 발견한 식물들, 겨울잠 자는 개구리를 캔 일, 봄이 오기 전에 식물을 심는 일, 봄을 알리는 식물들의 첫 움직임을 포착하는 장면들이에요.
봄에는 겨울보다 조금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그렸습니다. 신발은 한 두 켤레여도 모자는 30-40개를 쓰신다고 하는 인터뷰를 본 것을 기억하고 계절마다 하나씩 다른 모자를 골라서 그렸어요.
여름입니다. 시원한 하늘색 모자와 소매를 걷어 올리고요. 소파에 누워 기댄 주변에 여름의 꽃들이 피어나는 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꽃이 사람이다> 나태주, 샘터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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