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초식 남매의 주접 배틀

난 취하기라도 했지

by 유주씨

토요일 저녁, 동생이 캔맥주 하나를 사왔다



브로: 또 맥주 먹냐?


동생: 2-3주 만에 한 잔이야


브로: 그럴 거면 여러 개 사다놔


동생: 매일 마시는 꼴 보고 싶어?





맥주가 들어가니 옛추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술만 마시면 십여년전 사귄

전남친 생각이 나는 동생



동생: 그때 남친이 어쩌구저쩌구~(생략)


깊은 사랑이 죄라면! 반으로 줄일게~!

(뜬금없이 노래 부름)



브로: 넌 술만 처먹으면 주접을 떠냐ㅋㅋ


동생: 추억열차 타고 달리는 거지



그러다 갑자기 같은 공간에서 까톡이 왔다

전여친한테 차였을 때

실연의 고통으로 써내린

한 편의 시를 보낸 브로



그대는 밤하늘 별 어쩌구저쩌구

(사람 죽었냐고..)



브로: 이거 옛날에 쓴 신데 잘 썼는지 봐봐


동생: (예전에 한 번 읽어본 익숙한 시)

어떤 가쓰나가 오빠 가슴을 후벼팠냐!

어, 누구야 누구!


브로: 넌 몰라도 돼





전애인을 떠올리며,

옛노래를 열창하는 주접 동생(술먹음)과

시 한 편을 보여주는 청승 브로(맨정신)의

토요일 저녁이 시끄럽게 흘러간다

keyword
이전 12화초식 남매의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