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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주씨 Sep 16. 2021

무한 퇴사러의 푸념

결국 프리랜서로 살기로 했다







 차라리 돈에 환장한 병에 걸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블로그 운영하는 것 외에 직업도 없고 마땅히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데다 전공을 살려 들어간 회사조차도 잘 못 다니는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회사든 알바든 숨이 막히고 작은 일에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아버려 끝내는 멘탈이 나가서 일을 그만둬버리는 걸 반복해왔다. 정말 답답하고 한심하다. 그런데 이걸 못 고치니까 자꾸 딴짓만 하면서 엉뚱한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돈 안 벌면 속이 뒤집히고, 죽어도 회사 다녀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혔으면 했다. 신경증 걸려도 자살하지 않는 한 잘 죽지도 않는데 살겠다고 뛰쳐나오는 이 짓거리를 반복하니 이제는 그냥 내가 나약한 회피형 인간인 것 같다. 솔직히 학교 다닐 때는 세상의 틀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기 위해서 머리털이 빠져서 M자 탈모가 와도 죽자 살자 하며 학점 받으려고 다녔다. 그런데 회사는 그런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자꾸만 다른 데 가면 되지, 괴로우니 그냥 굶어죽자 하면서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돈 벌어야지 집 사야지 하면서 꾸역꾸역 머리털 빠지고 편두통에 위장병, 설사병 걸리더라도 다닐 집념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그게 없으니 무한 퇴사러가 되는 거겠지. 그리고 일터를 나와서는 온갖 핑계를 다 대면서 참지 못했던 이유를 늘어놓고 합리화한다. 같이 일하는 선배가 너무 텃세를 부린다라든지 진상스런 사람들을 만나는 게 고통스럽다든지 아님 몸이 힘들어서 뒤질 것 같다든지. 일할 때마다 내가 아팠던 건 사실이긴 한데 그냥 참고 하면 안 됐던 걸까?          





     

 일할수록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차라리 티라도  나면 다행이다. 나는 피폐해지는 얼굴을 숨길 수가 없다. 그래서 주변에서 걱정을 하거나 원하지도 않는 조언을 해준다.  힘들면 차라리 하고 싶은 일이라도 찾아가라고. 근데 말이 쉽다. 하고 싶은  찾다가 망하면 책임이라도 져줄 건가? 나는 하고 싶은 ,  많이 버는  하려고 하는  아니다. 내가 오래 버틸  있는 일을 찾고 싶다. 대체  해야 멘탈 관리  하면서 오랫동안 일을 지속할  있을까.   





             

 그래서 우선은 이렇게 결정했다. 앞으로도 영영 회사를 다니지 말자고. 내가  회사를 차리든 1 크리에이터가 되든 하자고 결정했다. 혼자서도  벌어먹고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지금도  직업 타이틀은 표면적으로는 프리랜서다. 돈은  달에 10만원 정도나 용돈 수준으로 간신히 벌지만 프리랜서라면 프리랜서인 것이다. 최근엔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니 생각보다 프리랜스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알게 되었다. 단순히 유튜버부터 시작해서 작곡을 한다든지, 강의를 한다든지, 뭐든 각종 분야의 프리랜서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 무한 퇴사러는 회사를 다녀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프리랜서 일 중에서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블로그는 1년을 가까이 하고도 질리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다른 N잡도 찾아야 한다. 유튜브를 할까, 외국어 강사나 한국어 강사를 시작해볼까, 다양한 생각들이 선택지로 떠오른다. 이제부터 할 일은 방향을 설정한 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OK! 오늘 무한 퇴사러의 푸념은 이것으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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