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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의 법칙

몰아쓰기의 달인이라고 쓰는 미련곰탱이

by toki


태생적으로 체력이 뛰어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는 키도 작고 비쩍 마른 탓에 꽤 괴롭힘을 당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맞지도 않는 운동부를 해보기도 하고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 겉으로만 쎈척, 뾰족하게 굴기 시작했던 것이 지금의 까칠한 나를 만든 것 같아서 나에게 되려 미안할 때도 있다. (사실은 되게 소심하면서)


anyway,

그래서 일을 하며 부족한 체력이나 성격 탓을 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해내지 못하는 물리적인 일까지 '나를 무시하지는 않을까' 하는 피해망상으로 무리하게 해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물리적으로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한다고 해서 내가 더 인정 받는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러다보니 전체 에너지 중에 99.9%까지를 일할 때 쓰고 0.1% 정도를 나에게 사용할 때가 많았다.

물리적인 일 뿐만 아니라 머리도 마음도 그렇게 에너지를 팡팡 써댔으니 몸이 멀쩡할리가 없었다.


어딘가 몸이 고장난게 분명한데 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이고 그저 "*잠 잘 주무시고 규칙적으로 생활 하시고 먹을 것도 잘 챙겨드시라"는 말 뿐.

(*이건 인생 최대의 숙제이고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다. 이 삼복을 모두 누리는 그 사람이 승자.)


그렇게 100 중에 99를 쓰는 것도 문제지만 아직 쓰지도 않은 내일, 다음주 에너지까지 땡겨 쓸 때도 있다.

마치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다음주는 누워 있을 생각인지 오늘의 이 일을 무리하게 해낼 때.

누가 봐도 그냥 들어갔으면 싶은데 굳이굳이 현장에서 과로하고 있는 나를 모두가 걱정할 때.


'이런 아마추어가 다 있나'

과도한 책임감과 애먼 분노는 절대 도움이 안된다.


이미 피곤한 사고상태라 눈 앞에 있는 것만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는 무책임을 낳게 되고

날 화나게 한 사람에게 분노로 갚아주려고 하다보니 2무책임을 낳는다.


제일 중요한건 이미 나도 그게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건데,

일이 끝나면 마치 반성문을 쓰는 기분으로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다음에는 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반복적인 후회와 통회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진짜 어른이자 일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


"그럴 수도 있지"의 마법.


그리고 미래의 에너지까지 끌어다 쓰면서까지 오늘에 너무 매달리지 않기.

지나간 일에는 '그럴 수도 있지' 내려놓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 깨닫기.


오늘에 최선을 다해되 내일도 능력을 펼칠 수 있게 에너지를 현명하게 쓰는 사람이 되기.


'동물 중에 가장 오래 달리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대. 그 능력을 다 쓰고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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