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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Feb 12. 2018

제철 만난 노란 꽃과 빨간 꽃

요즘 껀터는 노랑 빨강 꽃이 물결치듯 한다. 거리의 꽃가게는 물론 일반 개인집과 사무실 등에 노랑 꽃 화분하나쯤은 다 있다. 근무하는 KVIP에도 노란국화와 메리골드 화분이 청사 앞과 계단 입구 등에 놓여 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다.


이렇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설을 맞아 올 한 해 행복한 일만 있고 불행한 일은 없기를 축원(祝願)하는 것이라 한다. 행운을 바라고 불운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베트남인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의 염원이기도 하다.


베트남에도 한국과 같이 설이 있다. 뗏(Tết)이라 하며 음력 1월1일(양력 2월 16일)로 한국의 설날과 같은 날이다. 해마다 공식적인 설연휴기간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 데 올해는 2월 14일부터 20일까지가 공식연휴로 정해졌다. 


노랑 빨강(주황)꽃으로 가득한 꽃 시장과 고객들

며칠 전부터 시장에 가거나 도심 거리를 걸으면 예전에 없던 노란 빨간 꽃들이 부쩍 눈에 띈다. 오토바이나 차에 이들 꽃 화분을 싣고 가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궁금하여 꽃집이나 꽃을 사가는 분들에게 물었다.




오토바이로 꽃 배달 가는 아저씨

그들의 대답은 한 결 같다. 설날을 맞아 올 한 해 가정에 행운이 깃들고 불행한 일이 없기를 기원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베트남 사람은 노란 색은 신성한 색으로 행운을 불러오며 빨간 색은 잡귀와 부정을 막아준다고 믿고 있다. 색을 보는 점에서는 한국인과 많이 닮았다. 아마도 같은 동양 문화권으로 음양 오행사상의 영향이 아닌 가 추정된다.


노랑, 빨강 꽃으로 만든 양란 화분

집이나 사무실 등에 놓는 노란 빨간 꽃은 80%이상이 국화, 메리골드, 양란 등이다. 최근에는 예전 보다 국화가 늘어난다고 한다. 이것은 베트남의 꽃 재배 기술이 발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리골드보다는 국화 가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밖에 특히 많이 보이는 나무는 마이(베트남 이름-Mai)가 있다. 키가 1~3m인 나무는 대형 화분에 심어 집 앞에 놓거나 대문 앞 땅에 그냥 심는다. 꽃은 큰 매화나 살구꽃 모양이며 노랗다.

꽃 대신에 금귤이 많이 달린 금귤나무를 놓기도 한다. 여기엔 자식을 갖게 해달라거나 자손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단다.

베트남은 1년 년 중 녹음이 우거지고 꽃이 만발한 꽃 세상이어서 이들 화분들은 꽃 속에 꽃을 갖다 놓는 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뗏)을 맞아 거르지 않고 이런 전통을 이어 오는 것을 보면 베트남인의 전통사랑은 참으로 크다. 그건  행운을 얻고 불행을 막아보자는 베트남인 모두의 염원이 그 만큼 간절하고 크다는 뜻도 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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