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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행복수집러 Dec 04. 2020

[책 속의 한 줄] 아들에게 쓰는 편지

조의관, <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



하늘의 별과 달이 쓸모 있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듯
우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걸요.

조의관, <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




"준서야 생일 축하해~"



<사랑하는 아들.  생일 축하해~>




12월 4일.

오늘은 9살 둘째 아들 준서의 생일입니다.



특히 생김새가 아빠와 똑같이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아이죠.

아빠 입장에서는 "엄마보다 유전자의 지분이 높구나"라며 흐뭇하게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게 되네요.


저는 두 아이 모두 똑같은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첫째 아들 프리미엄에 살짝 밀리는 건 있어요.


첫째는 태어나자마자 온 가족의 축복을 받으며

자라나서 그런지 성격도 온순하고 마음 씀씀이가 관대합니다.

공부도 잘하고 모범적인 학생이라고 선생님들의 칭찬이 자자하죠.

아빠를 닮아(?) 독서를 좋아하고,  선비적 기질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가진 자의 여유라고나 할까요?




둘째는 첫째와는 많이 다릅니다.

가끔 아내와 "어떻게 우리 사이에서 이런 창의적(?)인 아이가 나왔지?"라는 대화를 하기도 해요.



아이에게 가족은 '세계 그 자체'이므로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면 아이는 살아갈 수 없다.
부모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목숨을 건 전략이 그대로 성격 형성으로 이어진다.

<인생에게 지지 않을 용기> , 알프레드 아들러 / 그런 거였어?



자기 주관이 굉장히 뚜렷한데 아무래도 저의 DNA를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세월이라는 정에 엄청 두들겨 맞아 많이 둥글둥글 해졌습니다만

근거 없는 자신감에 살짝 대드는 모습은 꼭 어릴 적 저의 모습이지요.


둘째는 노래와 미술을 좋아하고, 뭔가 인생을 즐기는 사람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과 행동들. 진짜 첫째보다는 둘째가 뭐가 될까 더 궁금합니다.


그리고 도전자 정신이 투철합니다.

형이 독차지했던 사랑을 쟁취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가요?

조금이라도 형에게 밀리는 걸 싫어하고,

싸움이 안 됨에도 불구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 일로 엄마와 아빠에게 혼이 나도

자신이 납득하기 전까지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도 않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기도 하죠.

아휴~ 저걸.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엄마와 아빠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으려고 필사의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짠 해지기도 합니다.


엄마와 아빠는 똑같은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데

둘째 아이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런 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준서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요.


사랑하는 아들 준서의 9번째 생일을 맞아

다음과 같은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준서에게


세상에서 누구보다 소중한 우리 아들 준서야~!!


엄마 아빠는 준서가 우리에게 와 줘서

너무나 행복하고 기쁘단다.



만약에 준서가 우리 집에 없었다면

엄마 아빠 그리고 형아는 지금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형도 너도 서로

"준서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형이 없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은 하지만



아빠는 너희 둘이 조잘조잘 웃고 떠들며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그 말은 너희들의 진심이 아니란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단다.


앞으로도 형하고 친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아들 생일 축하해~!!"



아빠가 죽었을 때 네가 이 글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너를 너무너무 사랑한단다.



아들
누가 뭐라 해도 너는 우리에게
너무 소중한 존재란다.

우리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그리고 아빠는 눈을 감는 그 날까지 너를 사랑할 거야.



<2020.12.4. 준서의 9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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