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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행복수집러 Oct 02. 2021

내가 캠핑을 가야 하는 이유

너무 좋아서 기절할 것 같아요.


아빠 너무 좋아서 기절할 것 같아요

"응?"


토요일 아침 7시

평소라면 늦잠을 잘 시간인 5학년 큰 아들이 이불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왜?"

"오늘 캠핑 가잖아요."


그렇다. 오늘은 개천절 연휴를 맞이하여 오래간만에 2박 3일 캠핑을 가는 날이다.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을 신봉하는 나는 캠핑을 가는 것이 그리 탐탁지 않은 1인이라 너무 좋아서 기절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냥 가족들이 좋아하니 좋다' 정도?


하지만 우리 집 행동대장이자 (돈 쓰는 데) 추진력 갑이신 와이프님과 뽀로로 마냥 노는 게 제일 좋은 두 아드님께서 캠핑을 너무 사랑하시니 적성에 맞지 않지만 눈물을 삼키며 따라가는 수밖에.


"캠핑 가면 아빠 텐트 치고 운전하고 힘든 데 그래도 좋아"

"엄마가 도와주고, 캠핑에 가면 제가 좋아하는 걸 두 가지나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뭐가 그렇게 좋은데?"

"놀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아빠 캠핑 가서 맛있는 것 많이 먹어요 ^^"






아 그렇구나!

나에게 캠핑은 귀찮고 번거로운 것이지만
아들에게 캠핑은 놀 수도 있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나와 아들은 캠핑을 하면서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같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생각과 태도에 따라서 귀찮은 것이 될 수도 있고 너무 좋아 기절할 것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 빼고 모두 좋아하는 캠핑.

하지만 이번 캠핑에서 나는 생각을 바꿔보고자 한다.

재미있게 놀고, 맛있는 것을 먹는 캠핑은 무지무지 좋은 것이다라고.



즐거운 마음으로 캠핑을 가자.

가족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자.

귀찮은 것들을 감사한 것들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너무 좋아서 기절해 보자.


이것이 내가 캠핑을 가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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