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아빠

묵상 한 스푼

by yukkomi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같은 사랑도

모두에게 다르게 닿더라.


기질의 그릇이 다르고,

마음의 날씨가 다르고,

지나온 계절이 다르니—


어떤 아이는

사랑을 햇살처럼 품고,

어떤 아이는

그늘처럼 끌어안더라.


같은 품이

누군가에겐 집이 되고,

누군가에겐 감옥이 되기도 하고,


같은 말이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눈물샘을 건드리기도 하더라


같은 사랑인데—

어떨 땐 마냥 좋고,

때로는 너무 아파

나도 나를 모르겠더라.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이삭의 하나님이 될 수 없었듯,

엄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은 아니더라.

오빠의 아버지로는,

동생의 아버지로는

내 맘이 채워지지 않더라.


나는

오롯이 나만의 아빠필요했었어.

내 울음에 귀 기울이고,

내 걸음에 맞춰 조용히 곁을 내주는

그런 아부지.


그래서

그분이

내 안에 오셨어.


나만의 언어로

나만의 상처에,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딸처럼,

소중히 여겨주시는

나만의 아빠가 되어주셨어.


제야 사랑이

쌓이기 시작했고

이제야 사랑을

조용히 배우고 있어.






스바냐 3장 17절 (개역개정)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창작노트**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한 배 속에서 나온 자녀도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똑같은 사랑을 주는데도 너무 다르게 반응하고, 똑같은 상황 속에 너무 다른 추억과 감정이 남는 걸 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나에게 닿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시는지가 절절히 느껴집니다

아무리 어긋나도 자녀 한 명 한 명이 나에겐 가장 소중하고,

자녀가 잘 자라기를 바라는 게 온통 마음인 걸 보며,

나를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아빠의 마음에 내 맘이 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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