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문장의 끝을 나타내는 마침표가 다른 문장의 시작을 예견하는 것처럼, 마지막은 언제나 시작과 맞닿아 있지요. 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날이지만 내일부터는 새로운 희망을 안고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논어에 유시유종(有始有終)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나 이것을 거꾸로 하면 유종유시(有終有始)가 될 것입니다. 끝이 있으면 새로운 시작이 있는 것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날 지난 1년을 회고합니다. 연초에 마음먹었던 일이 어긋나 있기도 하고, 그 때문에 상심에 빠질 수도 있으나, 이를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 주는 의미 있는 선물이 될 수도 있겠지요.
언젠가 신문 기사에서 본 것인데, 이해인 수녀님에게 “평생을 구도자의 길을 걸어오신 삶과 가정생활과 어느 것이 더 쉬운 것 같으냐?”라고 질문하니까, 수녀님은 둘 다 삶의 내용은 다르지만 같은 급수의 수도 생활인 것 같다고 답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이 비움이니 힐링이니 하는 단어들을 남발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협소하고 근시안적인 삶의 태도를 버리지 못한다는 말씀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희망은 깨어있네>라는 수녀님의 시집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날, 그날을 감사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바로 희망”이라고 하셨습니다. 2024년의 마지막 날, 수녀님의 구도자적 자세를 통해 희망을 보게 됩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세상에는 악하고 교만한 자들이 더 오래 잘 사는 것 같지만 결국 어떤 모양으로든 선이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시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속이면서 돈을 벌거나 배신하면서 출세하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마세요. 그들은 틀림없이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또 세상에는 멍청한 사람들도, 양심 없는 이기주의자들도, 뻔뻔하고 비열한 사람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이들이 뉘우침이 없으면 이들을 포기하십시오. 거기서 절약되는 힘을 세상을 밝게 해주는 일에만 집중해 보십시오.
하루 앞당겨 소중한 분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