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지 못한 것에 대한 환상
만약 내가 조금 더 똑똑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내가 조금 더 예쁜 외모였다면 어땠을까?
만약 내가 조금 더 과감한 성격이었다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들을 할 때가 있었다.
갖지 못한 것들에 대한 환상을 품고 살던 시절.
만약 그것들을 갖었다면 조금은 달랐을까?
별 의미도 가치도 없을 그 의문을 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만약 내가 조금 더 ~했더라면/갖고 있더라면 어땠을까?"
같은 질문을 하면 할 수록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나를 좋아하고 사랑할 이유보다 좋아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더 많아 지게 만든다.
나는 갖지 못햇지만, 갖고 있는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커지게 된다.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커지게 되면 반대로 내 모습을 싫어하는 마음도 커지게 된다.
부러워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안다.
그럼에도 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걸까?
내가 갖지 못한 무언가를 바라고,
내가 하지 못했던 행동을 후회하고,
갖지 못하고,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핑계로 삼아 버리곤 한다.
내 경우에는 불안하거나 의심스러울 때 그러는 것 같다.
새로운 일을 준비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처럼 부담을 느끼게 되는 상황에 처할 때 종종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이라던가 '내가 조금 더 똑똑했더라면...'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지 말자!
마음먹어도 쉽지 않다. 자동반사적으로 툭! 튀어나오곤 하니까.
습관이란게 이렇게 무섭다.
얼마 전부터 듣게된 노래가 있다.
멜로디가 좋아 듣기 시작했다가 가사에 공감하면서 플레이 리스트에 올라간 노래다.
'만약 내가 ~더라면, 하지만 나는 ~한데도 나를 사랑해 줄거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대충 이렇게 말하는 내용이다.
자신과 다른 환상을 말하며, 그 조건들을 가질 수 없어 외롭다고 말하며 여자는 계속 묻는다.
If I got a~
If I got a~
Would you guarantee?
그 물음에 남자는 '바보같은 것에 시간낭비한다'며 타박을 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냥 웃어주면 된다고, 어떤 환상도 없다고 다독인다.
이 가사가 꽤나 위로가 된다.
그리고 문득 내 곁에서 이렇게 타박하고, 다독여 주는 이들이 떠올랐다.
경쾌한 멜로디와 에너지 좋은 가수의 음성, 거기에 위로가 되는 가사까지.
덕분에 잊고 있던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