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myum May 20. 2022

27  먹기 위해 사는지 살기 위해 먹는지

음식을 맛나게 하는 식품 첨가물에 대하여

우리의 뇌는 석기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음식은 논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 우리 뇌는 음식, 공포, 감정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발달되어 있지 않다.


다큐 시선 ‘밥상을 생각하다


매체에 나온 다이어트 식으로 음식을 제한해서 먹게 되면 언젠가는 폭발하게 된다. 사람은 평생 안 먹고살 수는 없기에 다이어트가 시작되는 순간 머릿속에 음식 생각으로 가득 차 갑자기 폭식으로 이어진다. 닭가슴살과 고구마만 먹고, 아님 거의 절식 수준으로 먹는 것은 몸의 대사작용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극단적인 식단으로 대사량이 떨어져 있는 경우엔 호르몬과 순환의 문제 등까지 겹쳐 오히려 살이 빠지지 않는 몸이 된다고 한다.


음식을 먹게 되면 위가 팽창하고, 포도당이 많아지면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오게 되고, 인슐린이 나오면 뇌는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배가 부르다'라고 인식을 하기 전에 식사 후 디저트는 늘 당연히 먹어야 하는 습관이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달달한 디저트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위안삼아 입 안으로 넣는다. 반 년동안 멀리했던 디저트는 체중계 숫자에 집착해 평일을 잘 참다가 주말이 되면 폭식으로 이어졌고, 다시 체중계에 올라서면 좌절감에 빠져든다. 


먹는 것도 자제를 못하는 건가? 난 도대체 빵에 대한 식탐, 음식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동물 같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시간을 규칙적으로 건강한 식단을 먹으면서 일주일에 3번 정도 조금씩 디저트를 먹기 시작했다. 중간에 먹는 간식을 덜 먹으면 살이 빠지겠지만, 이 달콤함을 버리자니 머릿속에 만화 풍선처럼 떠오르는 간식들이 나를 더 유혹하는 것 같아서 식단을 지키면서 점심과 저녁 사이에 간식을 먹기로 했다. 단지 무의식적으로 먹던 습관을 피하고, 무엇을 입 안으로 넣는지 생각을 하면서 먹기로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다.

크로플 / 오트밀쿠키
비건카페에서 판매하는 블랙그레인 수프와 그래놀라 / 당근과 좋은 쌀로 만드는 경기떡집, 흑미떡 /  홀썸(지속가능한 가치를 담은 비건 베이컨샵) 스콘

 인간은 먹는 것에 대한 본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밖에서 사 먹는 음식들은 대부분 뛰어난 요리사와 연구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들까 연구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모든 것들이 자본주의 방식에 의해 상품이 잘 팔리려면 식품에 첨가되는 다양한 MSG, 화학적으로 단 맛을 내는 감미료와 영양소를 파괴해서라도 넣는 표백제, 색을 더욱 빛나게 해서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넣는 발색제 등 식품첨가물이 식욕을 끊임없이 자극을 한다. 


식습관을 바꾸면서 보는 책과 영상, 장바구니에 담는 식재료들이 다 달라졌다. 식단을 하기 위해 장을 보고, 야채와 과일을 보관하다 보면 저장하는 도중에 갈색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있다. 이전엔 사과와 바나나가 조금씩 깨끗한 채로 담긴 팩과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껍질을 벗긴 연근이 매력적으로 보였지만, 지금은 고구마, 당근이나 연근, 비트를 구매할 때 자연 그대로 흙이 묻어있는 상태로 구매하게 된다. 싱싱한 모습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표백제는 식품의 영양소를 파괴하고 그 자체가 독소를 가지고 있어 몸에 좋다고 섭취해도 우리 몸에서는 영양소를 파괴하게 돼서 표백제를 첨가한 식품은 되도록 안 먹는 게 좋다.


밖에서 사 먹는 샌드위치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게 더 건강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었던 식빵, 베이컨, 채소 팩, 참치 통조림, 마요네즈, 과일주스, 냉동되어 나오는 아보카도, 고구마, 시리얼 등 영양학적으로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섞여있다고 생각했다. 에너지를 얻기에 충분하고, 건강하게 잘 챙겨 먹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식재료에 들어가는 방부제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음식이 일정기간 동안 상하거나 썩지 않도록 넘는 식품 첨가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 잘 먹는다고 생각했지만, 식재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닭가슴살을 먹었지만, 영양정보에 대해 생각을 하고 먹었던 적이 없었다. 단순히 칼로리만 보고 몇 그램을 먹어야 할지 확인했는데, 햄과 소시지 등 육류 가공식품에 복합 조미식품, 산도조절제, 합성보존료, 산화방지제 등 여러 가지 인공 방부제가 사용된다는 기사를 보고,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영양정보 외 원재료 명도 확인하게 되었다. 단순히 칼로리만 보고 지나쳤던 정보들을 이제야 확인하고,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방부제가 들어간 가공식품 대신 천연 식재료를 사용하려는 작은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자연에서 얻어진 식재료로 식단 준비하는 과정
자연에서 얻어진 식재료로 식단 준비하는 과정

먹기 위해 살기도 하지만, 살기 위해 먹기도 하는 인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는 잘못된 식습관을 만들어준다. 작은 노력들을 가볍게 여기지만, 일 년 동안 식습관을 바꿔온 나의 노력은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습관을 만드는 것은 무의식 깊이 각인되는 과정이기에 건강한 생활을 만드는 작은 습관부터 천천히 고쳐나가야지 다짐한다.


이전 16화 26 배신감 느껴지는 요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