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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myum May 24. 2022

28 오늘 하루만 간식을 참아보자

소리 소문도 없이 다가오는 과자중독의 공포

마트에 장을 보러가면 라면, 묶음으로 된 봉지과자, 맥주 그리고, 가끔 집에서 만들어먹을 수 있는 호떡 믹스와 핫케익, 냉동보관이 가능한 만두, 아이스크림을 카트에 실었다. 야채는 고기 구울 때만 먹는 코너였기에 늘 지나쳤다.


식습관을 바꾸고 힘들었던 점은 늘 오랜시간 앉아서 작업을 하거나 집에서 영화, 드라마를 볼 때, 식후에 먹던 간식과 멀어지는 것이었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 싶어도 한 번 먹으면 과자로 차있던 봉지는 금방 비워지고, 순간 놀란다. 배가 부르지 않기에 내가 얼만큼 먹은지 모르지만, 칼로리는 어마어마하다. 사실 칼로리를 보고 과자를 먹었던 적은 없었다. 다 먹고, 후회하긴 하지만 금새 또 잊어버린다.


가장 빠르고 손쉽게 쾌락을 경험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먹는 것이다. 기쁠 땐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이 우울할 때 달달한 디저트를 먹고, 화가 날 땐 잘 먹지는 못하지만, 매운 음식으로 땀을 흘리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떡볶이와 순대 같은 분식류를 좋아해 혼자 김밥, 쫄면, 떡볶이를 먹은적도 많다. 도심 한 가운데에 위치한 회사 주변엔 백화점과 맛있는 빵집이 많아서 점심을 먹고나면 달달한 슈크림빵과 앙버터 프레첼을 행복해하며 먹고, 저녁엔 시원한 맥주로 마무리를 했다. 주말이 되면, 집에서 먹기 귀찮음에 외식이나 코로나 이후로는 배달음식으로 배를 채우곤 했다.

지나치기 힘든 과자 코너

어느 날, 난 배가 고프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먹는 걸 느꼈다. 지금처럼 사진 기록을 하지 않았기에 간식을 얼만큼 먹은건지 알 수 없다. 단지 서서히 노폐물과 체지방이 누적되어 무기력하고, 몸이 늘 피곤함으로 둘러쌓여 생기를 잃어갔다. 어디가 아픈건지 알 수 없었고, 집중력도 사라지고, 자꾸만 졸렸다. 내 몸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벌써 지금 나이에 이렇게 몸이 축 늘어지면, 50이라는 숫자가 내 눈 앞에 올 땐 병원에 있을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이 왔다.


“스스로 걷지도 못하고, 아무 일도 못한채 침대에 누워서 늘 아프다는 말을 달고 살면 어쩌지…”



우리가 간식으로 자주 찾는 과자를 ‘여러 가지 마일드 드러그가 가미된 울트라 가공식품’이라고 설명한다. 마일드 드러그란, 정제도가 높고 중독성이 있는 식품을 말한다. 실제로 마약은 아니지만 그와 같은 중독성이 있어 위험하다는 의미이다. 발효, 절임, 훈제, 건조 등 자연스러운 가공으로 보존식품을 만들었던 과거의 방식과 달리 고도로 가공된 현대의 식품을 경계해야 한다고 한다. 현대의 초가공식품 전반에 들어가는 설탕, 소금, 밀가루, 유지, 보존료 등은 모두 마일드 드러그에 해당하며 과자 중독의 ‘범인’이라고 지적하며 범인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대표적인 초가공식품으로는 케이크, 쿠키, 도넛, 머핀, 탄산음료, 빵, 컵라면, 미트볼, 치킨 너깃, 어묵 등이 있다.


초가공식품은 값이 싸고 보존 기간이 길어서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어 냉장고에 꽉꽉 채워두기도 한다.


식품에 들어 있는 마일드 드러그는 니코틴이나 알코올만큼 중독성이 강하지는 않지만 ‘중독성이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먹고 싶다고 해서 마음껏 먹다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에 빠지게 될 위험이 있다. 마일드 드러그는 소리 소문도 없이 조용히 다가온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과자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에서


자연이 가진 생명력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몸에 가장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천은 잘 안된다. 아무리 좋은 자연이 주는 식재료, 좋은 영양제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이 망가지고 적당히 먹는 간식은 크게 무리가 안 갈 것이다. 하지만, 그 경계선을 넘어서는 순간 중독에 빠져버리면 의존성이 높아진다. 식습관을 바꾼다는 다짐을 하는 순간, 과일주스, 아이스크림, 젤리, 케익, 과자, 쿠키를 더 먹으라고 명령을 내린다.


집 앞 편의점이 24시간 운영되고, 온라인으로 쉽게 배달이 되고, 장도 집 앞까지 배달이 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쉽게 얻을 수 있다. 세상은 편리해지고, 건강은 소리 소문도 없이 자연과 멀어지면서 점점 악화되어 간다. 병원에 입원을 하고 건강이 나빠질 때 건강에 경각심을 느끼게 되면, 그 땐 이미 늦었다. 훌륭한 의사를 만나고, 잘 맞는 트레이너를 만나 운동을 해도 스스로가 간식을 멀리하고 식습관을 멀리하지 않으면 돈만 들겠구나 싶었다. 당연하지만, 변한다는게 쉽지 않기에 의식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도 다짐한다.

끼니마다 살아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을 하고, 중독성이 강한 식재료, 그리고 이것들을 조합한 초 가공식품 백설탕, 과당, 인공 감미료, 밀가루, 소금, 기름 고도의 정제과정을 거쳐서 미세 영양분은 거의 소실된 상태로 만든 것들을 멀리하자고...

영양성분 체크하고, 스낵 구매하기

알 수 없는 재료와 성분이 적혀있는 과자보다는 믿을 수 있는 과자를 구매하려고 한다. 한 번 대충 먹으면 게을러지고, 한 번 늦잠 자면 하루가 엉망되고, 한 번 운동 안하면 다음날 컨디션이 무너진다. 그 한 번 과자를 먹는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단지 중독성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서 스스로 매일마다 다짐하면 일주일이 되고, 짜증이 밀려오더라도 잘 참았던 일주일이 누적되어 한 달이 되면 먹는 것이 조금씩 바뀌게 되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각도 정상으로 돌아와 재료 본연의 맛을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규칙적으로 하는 식사에 집중하고,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의 소중함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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