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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bow Mar 29. 2021

24/100 등장인물과 함께 하는 여담 / 빨강머리 앤

e 로 끝나는 ANNE



24/100 등장인물과 함께 하는 여담 / 빨강머리 앤 -  e 로 끝나는 ANNE




빨강 머리 앤, 그녀는 빨간 머리다. 빨간 머리 색을 가졌다는 의미가 서양 세계에서

뭘 얘기하는 지 몰랐다. 그러다 누구나 다 간다는 어학 연수는 못 갔지만 미국 땅을

밟아보려고 노력했고 미국에 가보고 나를 갑자기 결혼 시키려는(23살이었다. 한국가서

어차피 취업이나 모든 것이 힘들고 나는 영어가 되니 뭔가 결혼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

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는 맞는 말인 것 같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 때가 예쁘고 진짜 아무 것도 몰랐고 시집갔더라면 어른들이나 남편이 하는 말이

다 맞는데 나는 왜 그게 안되지, 하기 싫지 하며 매일 밤 울었을 것 같다. 많이 본 스토리다.)

친인척에 놀랐는데 그 대상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이라크에 파병갔기때문에 그의

식구들과는 종종 만났는데 친척 어른이 그의 어머니는 붉은 머리지만 그는 절대로

붉은 머리가 아니라고 했다. 나는 그 아줌마가 그냥 영어도 잘 들어주고 매우 친절했기

때문에 붉은 머리인 것도 잘 인식을 못 했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이 서양 세계에서는 미인, 미남이 아니구나를 알았다. 그리고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왜 4명의 여성들이 각각 다른 헤어 컬러를 가지고 있는 지도 알게 되었다. 가장 비판적이고

이성적이고 모나 보였던 ‘미란다’는 붉은 헤어가 아니지만 염색을 했고 주인공인 ‘캐리’는

뉴욕에서 신상 구두를 사려고 ‘섹스 칼럼’을 쓰며 생계를 유지한다. ‘캐리’를 맡은 배우는

블론드가 아니지만 ‘블론드’ 염색을 한다.


<빨강 머리 앤>을 이야기하려고 ‘섹스 앤 더 시티’까지 갔다 오는 나란 사람은 ….

뭐, 여튼 ‘여담의 여담의 여담’을 추구하니까, 나에게 괜찮은 글쓰기 방식인 것 같다.


‘앤’을 본 것은 어린 시절 저녁 만화 영화 시간이었다.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가족 사이에선 내가 막내기때문에 채널 선택권이 없었다. 그리고 어쩌다 본 ‘빨간 머리 앤’은

내 감정을 너무 자극했다. 그리고 긴 시간이 흘러 이 전 세계적 재난의 상황에서 엄청나게

성장한 넷 플렉스에서 ‘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앤’은 세상의 모든 것에 반짝이는 눈으로 아름다움과 슬픔과 모든 감정을 만끽하는 아이다.

그래서 슬픔, 수치심도 만끽하고 또 아름다운 캐나다의 자연과 동화같은 배경이 치유가 될

것 같은 드라마지만 하지만, 한 회 , 한 회 볼 수록 내 감정과 감수성들이 더 벼려져서

어린 소녀가 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앤’ 그 아이는 정말 말이 많았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지나치게 설명하고 연기하고 그에 비해 그가 살게 된 가족들은 무뚝뚝하고 청교도적인

삶을 사는 아줌마, 아저씨다. 그런 대비가 나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는 감정적

폭발을 경험하게 했는데 ‘앤’은 말하고 울고 뛰쳐나가고 하지만, 나는… 나...는 그러고는

싶지만 그건 너무 드라마틱하고 ...그렇게 까지 말하고 뛰쳐 나가지는 못 할 것 같다는 마음이었다.


‘앤’의 유독 말이 많고 오지랖이 넓고 또 용감하며 자신의 감정을 뭐든 지 다 말하는 그런 성격은

‘앤’의 어린 시절 환경의 영향이다. “끊임없이 감정을 쏟아낸다.”,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

연기하듯, 만끽하듯 ‘멈추지 않는 말’은 어린 시절 일관성있는 보살핌도 지지도 전혀 받지 못하고

포스터 키즈(고아로 가정에 맡겨져 생활하는 아이)로 여러 집을 전전한다. 그런 앤에게 자신이

쓸모가 없으면 바로 다른 가정으로 가게 되고 앤은 자신이 쓸모가 있을 거라고 쉴 새 없이 말한다.


‘앤’의 감정과잉과 이를 거름망 없이 내 보내는 모습에 나는 너무도 이해가 되면서도 불편해졌다.

게다가 ‘버림 받을 지도 모른다는 유기 불안’의 모습에 어떤 흉악한 영화를 보는 것보다 괴로워졌는데

그녀의 어린시절이 플래시 백 되었기때문이고 또한 나의 어떤 깊숙이 숨겨진

불안과 감정을 건드렸기때문이다.


가끔 살다보면 나에 대해 처음에 어떤 인상이었는지, 어떤 지 피드백을 들을 때가 있다. 그 중에서

몇 몇 굉장히 신경쓰이고 그 당시에는 트라우마가 될 정도의 이야기는 ‘감정이 흘러 넘친다’는

표현이었다. 그리고 내가 쓴 글에서 너무 감정이 많아서 읽기도 힘들 정도고 이건 ‘읽을 수가 없는

지경’이라며 힐난받았던 피드백이 가장 나 몸둘바 모르게 했다. 요즘도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가끔은 승화가 덜 되어서 ‘썼다’는 느낌이 아니라 ‘쌌다..(이런 표현 죄송합니다.)’라는 느낌이 드는데

너무 거름망도 없고 보호막도 없어 남들까지 불편하게 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때문이다.


그래서 ‘앤’에 대해서는….. 내일...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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