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우, 부부의 세계
등장인물과 함께 하는 여담- 지선우, 부부의 세계
드라마를 잘 안보는데 드라마를 한 번 보면
결론을 맺을 때까지 직성이 풀리지 않아
끝장을 보기 때문에 잘 안본다. 그치만 지금도
미드를 깨고 있다. “끝”을 보기 위해서.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까지 몰고온 “부부의 세계”는
그 인물의 이름이 이만큼 뇌리에 각인될 수 있을까
싶게 등장인물 이름이 잘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대사나
중요한 부분에 등장 인물 이름을 적절히 넣어서 인가보다.
복수의 화신, 지선우
사람들은 여자의 복수에 열광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가부장적인 사회였던 혹은 폴리아모리(다자연애)가
대부분의 인간의 본성이 아닌까닭일까,
순정을 다하다 상대방에게 배신을 당하는 일이 종종 일어
나는 일이기에
실제로는 잘 할 수 없는 “복수”에 열광할수밖에 없다.
지선우는 메데이아의 화신이다. 남편을 위해 자신의
가족까지 희생시키고 살인도, 패륜도 저지른 여성이
공주의 신분과 결혼하려는 남편에게 복수한다고 생각해
보라. 패륜보다 더 한 복수가 기다릴것이다. 메데이아의
복수는 남편이 가장 사랑하는 자식을 죽음으로 내 모는
것이다.
물론 신화의 정서와는 달라져야 하고 또 영국 드라마와도
다른 한국적 각색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떤 복수가 가장
통쾌할까.
아니, 아직 복수가 정당화되고 사람들의 속을 뻥 뚫리게 만들려면 복수 이전의 성실하고 능력있고 헌신적인 지선우가 중요하다. 그녀는 모든 면에서 완벽을 기했다.
모든 면에서 똑똑한 여성이 남자를 잘못 선택하는 때는
매우 자주 발생하는데 인간의 속을 모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게 불리한 상황이며 인간의 마음은 복잡하고도
어떻게 변화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배신당한 한 인간의 배신감은 죽음의 고통만큼 크다. 그리고 매우 만연하다. 그리고 상대적이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던 세계가 머플러의 머리카락 하나로, 작은 금 하나로 파괴될 수 있다. 인간의
관계가 그러하고 또 삶의 속성이 그러하다.
“부부의 세계”가 복수의 화신인 메데이아를 한국에서 재탄생시켰다면 대체 인간의 배신과 복수는 얼마나 오랫동안 반복되었던 것일까.
! 아침드라마의 막장 전개가 더 이상 말도 안된다고 생각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은 더 막장이지, 라는 것을 안다면
당신은 어른이다.
! 현실은 너무도 엉망진창이다, 가끔 심하게 말도 안되는 현실을 목격하거나 간접경험할 때 이걸 그대로 쓰면 소설이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나도 그런 적이 있는데 현실은 원래 말이 안되니 이야기를 쓸 때는 말이 되게 써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 인간은 살아낼 수 있다.
! 삶의 균열이 너무 많이 보이는가. 괜찮을 것 같다.
원래가 그러하다. 아닌 사람도 있는 것 같긴 한데
그것까지 생각하기엔 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