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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남생 yunamsaeng Dec 29. 2018

2. 2018년... 나는 뭐했지?

끝은 다시 시작을 의미한다며...





2018년.. 나는 뭐했지?

연말이 되면 늘 나를 괴롭히는 순간이 찾아온다.

무슨 병인가.. 싶을 정도로 매년 나에게 찾아온다.

바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아마도 나는 현재의 내 모습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매년 한숨 섞인 그리고 약간의 우울감이 드는 건 아닐까.


욕심을 버리고 나 자신을 만족하며 후회하지 말고 자신의 삶의 속도로 나아가라-

는 수많은 글과 이야기를 듣는데도 

나는 가벼이 쉽게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나 자신을 100% 만족하지 않으며

가끔은 과속이라도 쭉쭉 남보다 앞질러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매년 똑같은 고민과 똑같은 다짐을 하네요."

얼마 전에 만난 친한 후배가 내게 한 말이다.

등 뒤에 화살이 꽂힌 것 같았지만 이내 부끄러운 마음이 나를 꽉 채웠다.


어, 인정.


맞다. 나는 딱히 성과라고 내놓을 만한 것이 없었다. 

많은 핑곗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나 자신이 더 초라해질 뿐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는 정말 2018년 뭐했지?


생계를 위한 돈을 벌었고 후덕해진 몸을 얻었다.

약 6개월가량 구 X 일본어 학습을 했지만 현재 히라가나도 가물가물하다.

투잡을 위해 작년에 구입한 맥북은 11월이 돼서야 1/3 값을 해 냈다.

꾸준히 드로잉 연습을 하자는 마음은 초기에 사라진 지 오래였고

작년보다 더 나은 내가 되자는 의지 또한 꺾인 지 오래였다.


하.. 갑자기 루저가 된 기분이다.


젠장-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한숨이 나오고 불편한 마음이 들며 짜증이 확 난다.


하지만 이게 나다.

어쩔 수 없지만 이게 나다. ㅜㅜ



매년 연말에는 우울감과 상실감이 찾아오지만 신기하게도 또 하나 찾아오는 것이 있다.

바로 설렘과 새로운 에너지.

아마도 인생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조금의 희망에서 그러는 건 아닐까 싶다.



'그래, 올해는 실패했지만

내년엔 다시 시작해서 성공하는 거야!'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마음가짐을 하며 내년의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을까?




뭐 어때!

여행 가기 전 짐 싸며 설레는 그 기분처럼

앞으로의 나를 기대하며 

인생의 재부팅은 어렵지만 

해가 바뀌는 이 시점, 이것을 핑계 삼아 다시 시작해 보는 걸로.

그렇게 다시 힘 내보는 걸로.


올해 초 계획한 내용이 다 무엇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나는 또 책상 앞에서 2019년 계획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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