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정성과 사랑으로 꽃처럼 핀(태어난) 아이.
봄이 지나고 나서야 그곳이 봄인 줄 알았습니다.
한 생명이 내 곁을 떠나갔다.
아니, 그저 오래 내 곁에 머무르게 되었다.
속절없이 흘러갔던 세월의 잘못일까, 그 빨랐던 시간을 알았음에도 다정하지 못했던 나의 잘못일까
연애에 있어 사랑은 쉬웠으나 부모에게 주는 사랑은 늘 서툴고 어려웠다.
부모의 사랑은 달보드레 하여 계속 솟아나는 우물인 줄 알았고, 당연한 대가인 줄 알았다.
떠나보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도란도란 수다 떨던 추억도, 듣기 싫어 한쪽 귀로 흘려보냈던 애정 많은 잔소리도, 많은 걸 해줬으면서 못내 아쉬워하던 마음도, 자신이 더 가시에 찔릴 줄 알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혼냄도, 한 번씩 방에 들어와 자는 내 모습을 훔쳐보거나 시시콜콜한 대화를 걸었던 그 모든 게 사랑이었다는 걸.
부모의 사랑은 따뜻하게 삶을 나아갈 수 있게 해 준 온기였으며, 동시에 무엇이든 막아냈던 요새였다.
우리의 마지막 봄
헤매는 슬픔을 어찌할 방법을 몰라 너무 늦은 배웅을 하게 됐습니다.
당신의 애틋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닮아 저 또한 다소 다하게 품고 있겠습니다.
그 봄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그 온기는 여전히 내 안에서 사계절을 살아가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