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남은 사람은 또 열심히 살아야 돼요.
가끔 울게는 되지만 또 많이 웃고 또 씩씩하게.
그게 받은 사랑에 대한 예의예요.”
_지은탁 <도깨비>
영원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김신. 그의 곁을 지키던 가신 유신우가 생을 다하였습니다.
900년이 넘는 시간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가까운 이의 죽음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생과 사를 초월한 듯 보이나 그렇게 보이는 것뿐. 죽음은 무뎌지지 않습니다. 생살이 뜯겨 나가는 듯 아픕니다. 가는 이의 슬픔과 남은 이의 슬픔을 저울질할 수 없지만, 남아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에게 다가오는 감정은 슬픔만이 아닙니다. 미안함, 죄책감, 후회, 분노, 두려움 등 여러 감정들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됩니다. 그 감정들 또한 받은 사랑에 대한 대답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가 남은 이에게 무엇을 바랄지 생각해봅니다. 슬픔과 후회로 남은 생을 사용하는 것을 원할지, 행복하고 감사한 나날들을 보내는 것을 원할지.
인간의 생이 유한하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소중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 가끔은 울게 되겠지만 많이 웃고 또 씩씩하기로 해요.
“죽음이 있어서 삶이 찬란하니까요”
_지은탁 <도깨비>
머리로는 그런데 막상 가까운 이의 죽음 앞에서는 그렇지가 않아요. 나중의 저를 위해 남겨 놓는 글 입니다. 미래의 나를 위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