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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Aug 16. 2022

부모님보다 안 좋은 몸 상태

하지만, 하기 싫은 운동

얼마 전 아버지께서 건강검진을 받으셨다. 결과가 나왔는데, 나는 결과지를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콜레스테롤 수치 등 일부 항목에서 아버지가 나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70대 인 아버지보다 40대 인 내가 더 안 좋다고?


아버지 결과가 좋아서 무척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충격이었다. 


'나 도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 거야?'


부모님의 운동 일정을 보면,


아버지는 화, 토를 제외하고 매일 오전 7시에 기상해서 동네 뒷산을 한 바퀴(한 시간 코스) 돌고 오신다. 화, 토요일은 지인들과 등산을 하시니,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는 셈이다.


엄마는 매일 저녁 7시, 지인들과 동네 산책(한 시간)을 하신다. 폭우가 내리지 않는 한, 비가 와도 나가실 만큼 웬만하면 빠지지 않고 나가신다. 거기다 코로나로 2년을 쉬었지만, 십 년 동안 매주 이틀씩 요가도 하셨다.


지금 내 운동 일정은, 숨쉬기? 출퇴근 시 걷기? 온몸이 뻐근할 때마다 잠깐씩 하는 스트레칭?


코로나 전만 해도 퇴근 후, 한 시간씩 걷다가 버스나 지하철을 탔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씩 필라테스와 요가도 했었다. 당시 건강검진 결과는 모든 항목에서 정상 수치였다. 하지만, 코로나를 핑계로 집에서 뒹굴거리기 시작한 후, 받은 검진 결과는? 진심 충격적이다. 식습관 등은 달라지지 않았으니, 단지 운동을 하지 않아서 나온 결과였다.


그나마 엄마가 운동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하셔서, 그때마다 요가 매트를 깔고 학원을 다니던 기억을 떠올리며 몸을 움직이곤 했는데, 역시나 누군가의 지도 없이 요가/필라테스를 하는 건 어려웠다. 그래서 운동 관련 유튜버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꽤나 도움이 되었다.


<추천 유투버>

* 요가 소년 : https://www.youtube.com/c/요가 소년

* 소미핏 SomiFit : https://www.youtube.com/c/miseowon


사실, 작년 건강 검진 때, 암 관련해서 추가 검진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암이 아니라는 판정은 받았지만, 당시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나만 아무 생각 없이, 태연하게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지냈으니,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다.


부모님에게 나이가 있으시니 제발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영양제 잘 챙겨 드시고, 식사도 건강식으로 해야 한다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했었는데, 이제는 제발 네 건강이나 신경 쓰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내가 이 나이에 딸 건강 걱정까지 해야겠어. 너 재검받으러 갔을 때, 너 암이면 어쩌나 싶어서 얼마나 두려웠는지 알아."


내게 있어서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부모님 건강이 안 좋아지는 거였다. 그런데 엄마 역시 내 건강이 가장 걱정이었던 것이다. 그때 알았다. 엄마, 아버지도 나와 같다는 것을. 당연한 건데, 왜 이제야 보이는 걸까?


그래서 정말 귀찮고 하기 싫지만, 운동을 다시 하고 있다. 퇴근 후 최소 30분 이상은 걷으려고 노력 중이고, 요가는 열심히 하는 중이다. 코로나 핑계로 학원 등록은 미뤘지만, 유튜브를 보면서 비슷하게나마 따라 하는 중이다. 


아무리 그래도 엄마, 아버지보다 건강이 안 좋은 건 진심 오버 아닌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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