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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 Nov 04. 2021

소망하는 것

  

내가 바라는 세상에 대해서 써보고 싶습니다.

이 문장부터가 소망입니다.



저는 어렸을 적에는 선생님,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사람들이 그런 직업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 저로서는 그들을 동경하며 그의 직업을 베끼고 싶었던 것입니다.




어떤 환경에서 살고 싶은지 적고 싶습니다.

제가 살아온 환경을 분류하자면 도시에서 평범하게 자랐습니다.

책을 좋아할 만큼 도서관과 서점을 자주 갔고,

사촌이 많아서 어렸을 때부터 사회생활을 잘했습니다.


바다나 산에 놀러 가는 것을 좋아했지만

시골에는 벌레가 많다는 인식 하에 시골을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일본에 있는 시골에 살 때에도 벌레들이 많아 힘들었습니다.

집안에는 없는데, 아스팔트 도로 위에 쪄죽은 벌레들의 시체가 거멓게 콩알처럼 누워있었습니다.

벌레 시체들을 피해서 우리(나와 A)는 필사적으로 걸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시골보다는 도시에서의 삶을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도시에서 살 때에는 사람들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점이 불편했습니다.

자차가 없었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했고, 이동하는 동안 제 사생활은 핸드폰 안에서밖에 없고

나머지는 노출된 상태로 살았습니다.


살던 집 바깥에는 남의 집, 사람들이 보였던 것은 일본에서의 특이한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아마도 그런 삶이 도시 소시민들의 보통의 삶이겠지요, 저는 조금 서글펐습니다.


한국에서 살 때에는 창문 밖에는 아파트 단지와, 다른 건물들이 보이긴 했지만

도쿄에서처럼 가깝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커튼을 제일 먼저 달아야 했던 것입니다.





꿈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분 좋은 글을 적어보고자 했는데

어찌 꿈과는 대조적인 현실의 경험에만 사무쳐 있었습니다.




제 꿈에는 저를 위한 공간이 있습니다.

개인적이면서도 넓고, 따뜻한 분위기의 작업실.

서재에는 좋아하는 책들이 가득하고,

주변에는 자연이 있어서 숨쉴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문을 열면 넓게 오픈된 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사람이 많고, 좋아하는 친구들이 자주 옵니다.

커피를 내려 마시고, 냉장고 안에는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다시 문을 열고 나가면, 좁은 골목들이 있습니다.

골목 사이사이에 놀고 있는 아이들과, 공원 너머로 산이 보입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 골목을 지나면 우체국이 있습니다.

우체국에 정성들인 선물을 담아 친구에게 보냅니다.

하루 빨리 닿기를 바라며 걸어돌아옵니다.


집에는 다시 공간이 있습니다.

한 공간을 지나, 다른 공간으로 들어갑니다.

피곤해진 나는 작업실 대신 침실로 발을 향합니다.

어둡도록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습니다.


핸드폰 충전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잠에 듭니다.

바깥에는 해가 뉘엿뉘엿 져가고,

어둠이 몰려옵니다.


나는 아침을 기다리며 꿈을 꿉니다.

이것이 나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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