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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바람 Sep 04. 2022

까칠한 아줌마의  웃음코드 저격 영화

영화 육사오(6/45)

  최근  한국영화 세편을 보았다.

<헤어질 결심>, <한산-용의 출현>, 그리고  어제 아들과 본 <육사오(6/45)>이다.

영화관에서 예고편을 보며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먼저 보고 온 작은아이가 슬금슬금 스포를 하길래 주말 조조를 이용해 관람했다.

영화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서 오랜만에 극장에서 소리 내어 웃을 수 있었다.

소리 내어 웃을 수 있던 영화가(극한직업)이었던 거 같은데 그 영화는  낯선 동네의 영화관에서 혼영을 해서 맘껏 웃지는 못했었다.^^

아무리  재미있고 잘 만든 영화라도 중간에  살짝 지루한 느낌을 주는 것이 고 코믹 영화가 웃음에 휴머니즘의 감동을 더하려는 욕심에 내용이 맥락을 잃고 헤매는 영화에 실망하거나  억지웃음 유발하는 영화를 눈 흘기며보고 수준 낮음에 분노 유발이 되기도 하는데   이 영화는 끝나고 '재밌다'라는 말이 첫마디로 나왔다. 


  끼칠 하고 자신의 문화적 수준을 올려치기 하는 내가 아무 꼬투리도 잡지 않고 사소한 억지는 애교로 봐줄 만큼 '재미'를 주는 영화의 힘은 억지로 공감을 구하지 않아도 되는 군대, 로또, 남북한 군인의 모습, 돈 앞에 약한 평범한 사람들이 엮어가는 이야기의 힘과 배우들의 조화이다.

'나는 배우다! '를  외치지 않고 힘 빼고  마치 영화 속 인물이 실제인 것처럼 연기하는 배우들이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모두 나에게 호감배우가 되었다.

특히 북한 정치지도원 역할(최승일 역)의 이순원 배우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나에게는 낯선 배우여서  살짝 검색해보니 주연급의 역할을 맡은 적이 거의 없던데  진주처럼 때를 기다리던 배우였나 보다.

감독을 하신 분도 다수의 코미디 영화를 각색하고 감독으로는 15년 만에 연출이라고 하니...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의 길에서 잘 되지 않아  흔들리기도 했겠지만 묵묵히 걸어서  시원한 샘물을 발견한 기분일 거 같다.

연예인에 대하여  쉽게 부와 명예를 누린다고 폄하하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노력해온 사람을 보면  까칠한 시선이 부드러워진다.

영화에서 남북 군인이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공동급수구역이  JSA라고 명명되는데  이 또한 나의 웃음코드 저격이다.

잘 알려진 영화(공동경비구역 JSA)의 S를  security에서 supply로 살짝 바꾼 것과 같은 유머 코드가 영화 시작에서 끝까지 적절히 들어가 있다.

그래서  결론은  재미있다.

손익분기점이 160만이라는 기사를 보았는데 오늘 아침 검색해보니 누적 관객이 96만이다.

사람들이 많이 보고 많이 웃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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