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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땡땡 Aug 11. 2020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기 싫음...

  실로 오랜만에 써보는 브런치. 약 3개월 만의 글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글을 안 쓸 생각은 없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슬럼프에 글쓰기뿐만 아니라 삶이 전반적으로 멈춰있는 느낌이다. 원래 인생이 그렇다지만 올해는 유난히 계획대로 흘러간 일이 없는 듯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원래 하던 일인 학원 보조교사를 그만두고 회사에 들어가거나 카페 정직원으로 취직하고 싶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좌절되었다. 학원 보조교사는 근무 시간이 짧은 프리랜서로 되어있던 지라 돈을 모으기 힘들었고 그래서 수입이 안정적인 회사에 들어가거나 커피를 배우고 싶었어서 카페 정직원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4월쯤 학원을 그만두고 새 직장을 가지려던 나의 계획은 2월 코로나로 인한 학원 휴원으로 위기를 맞았고 학원 휴원이 끝나기를 마냥 기다리기에는 기약이 없었던 지라 중간중간 면접을 보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고용 위축으로 인해 쉽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6월쯤부터 다시 학원에 출근하게 되었고 여전히 근무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서 올해 안에 얼마를 모으겠다는 나의 목표도 이루기 어려울 듯싶다. 한때는 투잡도 했었지만 쉬는 날 없이 일을 하다 잠시 휴식을 갖고자 하나를 2월 초에 정리했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계속했어야 했나 보다(망할 코로나).

  생각해보면 6년 전 처음 일본으로 떠났을 때는 2020년의 나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취직하여 돈을 벌고 있겠지 하고 상상하곤 했었다. 그리고 그때도 돈을 벌어 나이가 더 차기 전에 워홀을 가고 싶었고 그 후에 영미권 대학원에 진학하여 최종적으로는 해외의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되겠다는(나의 원래 꿈은 과학자였다) 나름의 거창한 인생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2020년이 되어보니 일본에서는 대학이 아닌 전문학교 졸업에 그쳤고 원래 예정이었던 6년이 아닌 4년 만에 한국에 귀국 후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4년 전 일본에서 원하던 학과의 대학을 포기하고 전문학교에 진학했을 때부터 나의 꿈은 꺾였고 그 후로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 할지 모른 채로 지금까지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했던 일이 나름의 트라우마로 남아 지금도 사소한 일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일단은 또 다른 하고 싶었던 일인 워홀과 버킷리스트였던 세계여행을 하고자 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올해 계획이었던 워킹홀리데이 준비는 코로나로 인해 갈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비자가 나온다 해도 위에 서술한 이유 등으로 인해 비용을 모으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사실 비용이야 내가 좀 더 독하게 마음먹고 일하면 얼마든지 벌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고민은 워홀 이후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일, 비전 등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사실 커피를 배우고 싶었던 것도 해외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어쨌든 나의 모토인 하고 싶은 일 해보기를 실천하기 위해 전부터 하고 싶었던 워홀을 가려하지만 그 후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세계를 돌아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워홀을 1차 목표로 삼았었다.

  아무튼 후에 상황이 나아져 워홀을 간다 하더라도 그 후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워홀을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요즘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날씨도 우중충해서 그런지 더 무기력해지는 요즘이다. 여러 가지로 우울한 날이 많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 또한 많을 거라 생각된다. 왠지 내가 쓴 브런치 글 중에 밝은 내용이 거의 없는 듯싶지만 언젠가 지금의 우울함과 무기력증을 극복해서 밝은 글을 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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