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ni Oct 22. 2024

주부의 평일을 기록하다

24/10/22 TUE. PM1:02

꿀 같은 평일 낮시간을 말하고 싶어졌다.

2024년 10월 22일 화요일 오후 1시 2분.

3일 만에 운동을 다녀온 후 식탁에 앉아있다.

집안에 들리는 소리는 오로지 어항 물소리뿐.

고요함에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하지만 내 위장은 아닌가 보다.

아침에 먹은 소량의 오트밀로는 부족하다고 난리다.

일단 냉동시켜 둔 현미밥과 닭가슴살을 재빨리 데운다.

감상에 젖어있을 사이도 없이 일단 한 입 먼저.

오늘도 역시 노트북 앞에 점심을 차려놓고 글을 쓰며 먹고 있다.

그냥 혼자 보내는 이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쌤과 수업하는 화요일, 목요일 점심은 유독 맛있다.

12시 넘어 마치는 수업에 힘들게 운동하는데 당연한 거 아닌가.

그래봤자 닭가슴살에 현미밥, 채소가 다 지만 스리라차 소스 덕분에 웃는다.

물론 쌤한테 보내는 사진 속엔 늘 존재하지 않는 소스.

내 마음이지 뭐.

이 글 읽는 건 아니겠지?

아. 인센스 피우는 걸 깜빡했다.

오늘의 향은 '샌달우드'

그냥 우리가 아는 딱 그 인센스 향이다.

향을 피우고 왔더니 벌써 마지막 한 숟갈이다.

무슨 밥이 이리 쥐꼬리만 하냐고.

오늘도 나의 식사시간을 함께 즐기고 있는 우리 붕어씨.

밥 먹을 때 그만 좀 쳐다봐.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붕어야. 너나 나나 배고픈 건 똑같구나.

500ml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그래야 배부름이 조금이라도 오래가니까.

불쌍하다 나 자신.

이따 오이 야식이나 먹어야지.

글을 수정하다 보니 벌써 30분이 흘렀다.

주부의 특별하지 않은 평일 낮 기록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