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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i Oct 24. 2024

육퇴 직전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다

24/10/24 THU. PM7:52

육퇴 직전 곧 다가올 행복한 순간을 말하다.

2024년 10월 24일 목요일 오후 7시 52분.

아직 혼자 못 자는 둘째의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있다.

거의 드러누워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자기 방 안에는 마녀가 산다는 여섯 살 아이.

마녀는 여기 있단다. 바로 나.

이불과 베개를 만지며 꼼지락 거린다.

큰 딸은 이제 다 컸다고 자기 방에서 혼자 자는 중.

방금 막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둘째의 하품소리.

8시 전 육퇴를 목표로 아이들을 일찍 재운다.

이제 4분 남았다.

오늘 강박에 대한 글을 써서 업로드한 것 같은데 사람은 변하지 않네.

하품한 지 2분 지났는데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 일어나면 바로 깨기 때문에 잠깐 기다려야지.

손에는 핸드폰으로 글을 쓰면서 살짝 일어서본다.

여기서 일시정지.

계속 코 고는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 그럼 방문을 나서는 순간 “엄마~ 어디가?”.

방금 침대에서 엉덩이를 떼는 중 베개에 올렸던 아이의 다리 한쪽이 움직인다.

덕분에 스쿼트 자세로 한 5초 있었네.

드디어 육퇴 후 거실로 나왔다.

이때 캔 맥주 하나 마셔줘야 진정한 행복인데 아쉽다.

내가 바로 향한 곳은 냉장고 앞.

그렇다. 오이 야식 타임이다.

이거라도 먹을 수 있는 게 어디야.

오이나 깎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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