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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gry Traveller Aug 12. 2017

대만, 배 타고서 갔어요!

중국에서 배 타고 대만을 오가다

중국에서 대만을 오가는 배의 정보를 얻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한국어로 된 정보는 아예 찾을 수가 없어 주로 영어 사이트에서 검색하여 배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 외국의 몇몇 사이트에서는 배 티켓을 예약할 수도 있었는데 수수료가 조금 있고, 사실 많이 비싸지는 않았지만 성수기가 아니어서 그냥 직접 여객터미널로 가서 배표를 구매해 보기로 했다.


중국(Xiamen)에서 대만(Keelung)으로 배 타고


Xiamen 여객터미널

중국 광저우에서 기차를 타고 Xiamen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Xiamen 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여객터미널에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으로 가면 COSCO STAR 페리 티켓 창구가 있다. 나는 출항시간 6시보다 겨우 1시간 전인 저녁 5시에 도착하여 많이 허둥대고 불안해했는데 사실 늦게 간 것도 아닌 듯했다. 영어를 잘하는 대만인 페리 직원이 와서 티켓 구매를 도와줘서 수월하게 표를 구매할 수 있었고 출항시간 30분 전에 출입국심사대로 들어가면 된다고 아주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허둥대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기까지 하며 위로해 주려고 했다. 여객터미널에는 음료 외에 파는 음식이 없었다. 배를 타면 식당이 있긴 했지만 그다지 먹을 만해 보이지 않으니 배를 타기 전에 저녁 식사를 미리 준비해 가면 좋을 것 같다.

대만으로 출발하는 배

드디어 승선을 하고 배는 6시 정각에 대만을 향해 출발했다. 배에는 샤워실, 식당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배에 들어서기 전에 면세점도 들를 수 있다.

대만행 배의 이코노미 침대
밤새 배앓이를 하며...

다만...... 날이 흐리고 비가 와서 배가 많이 흔들려서 밤새 고생을 했다. 원래 11월은 우기이기 때문에 배를 타기에 좋은 시기는 아닌 듯하다. 식당에서 급식 같이 밥을 팔고 아니면 개별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데 나는 고기를 먹지 않아 급식은 먹을 수 없어 대신 볶음밥을 따로 주문하였는데 (가격도 무려 25원) 밤새 배탈이 나서 뱃멀미와 함께 지옥 같은 밤을 보내게 되었으니......

배 안에서 시킨 볶음밥

이때 나는 위염에 걸려서 밥을 가려먹고 일반식은 좀 무리가 있었던 시기였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볶음밥을 시켜 먹고 밤새 후회를 했다.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을 밤 새 외치며. 만약 소화력과 면역력에 자신이 있다면 배에서 식사를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마작을 즐기는 중국인들

중국인들은 중국인답게 마작을 시작하고... 이때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12시 이후 배가 흔들거리더니 뱃멀미와 설사로 악몽 같은 밤을 지새우고... 중간 잠이 들고 하니 다음 날 아침에 대만 Keelung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 2시간 전에 기상하여 샤워실에서 샤워를 했는데 중국분들이 대부분이라서 그런지 샤워실은 텅 비어 있어서 혼자 샤워할 수 있었다. 외국인은 나 말고 딱 한 사람이 있었는데 말을 걸어볼까 하다 귀찮아서 관두었다. 아침 8시 반경, 배는 대만의 Keelung시에 도착했다. Keelung항에서 여객터미널까지 항구 버스로 이동을 했는데 생각 외로 가깝지 않아서 놀랐다. 20분경 버스로 달렸을까, Keelung west ferry terminal에 도착하여 입국심사를 간단히 마친 후 여객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기차역으로 가서 타이베이로 가는 기차를 탔다. 사실 기차라기보다는 지하철 같은 모습이었고 사람도 많이 않아 앉아서 40분경을 달려 타이베이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타이페이 시내

드디어 도착한 타이베이 시내. 시내에 도착하자마자 경찰한테 스타벅스를 물어봐 스타벅스로 달려 따뜻한 홍차와 크로와상으로 아침을 때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타이베이에서는 7일간을 머물렀다. 즐거운 시간들이었던 기억이 난다.


 대만에서 중국으로 배 타고
 Keelung(대만)-> Matsu(대만)-> ㅡMawei, Fuzhou (중국)

대만 (Taipei or Taichung)-> 중국(Pingtan)으로 향하는 CSF 페리는 대만에서 중국으로 3시간 만에 넘을 수 있는 페리로 가격은 느린 배보다 비싸다. 페리 회사도 타이베이 시내에 위치해 있어서 티켓 예매가 편리하다.

타이페이 CSF 페리

그리고 날씨가 안 좋을 경우 페리가 취소되기도 하므로 해당 사이트 공지사항을 미리 보고 항구로 이동을 하던지 아니면 표를 취소하던지 해야 한다. 나는 설마 하면서 출항 당일 항구로 무작정 이동했는데 항구의 모든 배가 이미 취소가 된 상태였다. 그래서 다시 타이베이 사무실로 가서 표를 환불받고 Keelung에서 출발하는 느린 배는 정상 스케줄대로 운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배를 타기 위해 다시 Keelung으로 이동했다.

축축했던 타이페이 시내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지 타이베이 시낼로 구름이 내려온 건가......

날씨를 원망하면서 우선 커피를 한 잔 하고... 천천히 keelung으로 이동했다.


 Keelung(대만)-> Matsu(대만)-> ㅡMawei, Fuzhou (중국)

keelung 여객터미널

Keelung에 오후 2시 반 경에 도착하여 표를 사기 위해 Keelung west ferry terminal (Keelung역 맞은편에 위치)에 갔으나 표를 아직 팔지 않는다고 했다. 저녁 5시경에 다시 오라고 하는데 말도 잘 통하지 않고 걱정되는 마음에 근처 Tourist information center로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랬더니 선박회사에 전화를 해줘서 영어로 통화가 가능하다며 직접 통화를 해보라고 했다. 영어가 능통한 선박회사 직원과 통화하여 그날 밤 9시 50분에 출발하는 배를 예약할 수 있었고 표는 저녁 7시 반부터 판다며 그때 터미널로 가서 여권을 주고 표를 사면 된다고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일인 해물 샤브로 우선 식사를 하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때우고 저녁 7시경 터미널로 가보았더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표를 사려고 우왕좌왕했다. 가자마자 번호표를 뽑고 순번을 기다렸다. 내 번호는 51번.... 가능하면 7시 이전에 가서 번호표를 뽑는 것이 좋다.

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표를 구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원래는 비즈니스 석을 예약했는데 터미널에서 만난 대만 여자애와 친해지면서 그 여자애 말을 따라 이코노미석으로 바꿔서 샀다. 가격은 대략 8만 원가량이었다.

밤 9시가 넘어서 배로 이동을 했고 10시경에 배가 출발했다.

중국으로 향하는 페리

배는 조금 작은 느낌이었다. 중국에서 대만으로 넘어올 때 뱃멀미를 너무 심하세 해서 이번에는 대만에서 급조한 멀미약까지 먹었고 많이 긴장했는데 여객터미널에서 만난 대만 여자애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 줘서 많은 힘이 되었다.

페리 안의 일본식 이코노미 침대

이 배를 조사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다다미 스타일 침대.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매트리스 위에 다다미가 깔려 있어서 엄청 편했다. 어느 서양인 배낭여행자의 블로거는 이 다다미 스타일의 침대를 찬양했다. 그래서 나도 꼭 한 번 이 침대에서 자보고 싶었다. 중국 배가 아니라 대만 배라서 뭔가 더 깔끔했다. 특히 화장실이 매우 청결하고 승객 대부분이 대만인이라 사용도 정말 깔끔하게 했다. 다만 샤워실이 따로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샤워를 할 수 없었던 것이 애로사항이랄까... 사실 8-10시간 이동인 데다 아침에 Matsu섬에 도착하여 중국까지 다시 배를 갈아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에 샤워실을 따로 만들지 않은 것 같았다. 이 배는 싼 좌석표도 살 수가 있는데 좌석들 뒤에 작은 매점이 있어서 컵라면 등으로 저녁을 때울 수도 있다. 다행히 뱃멀미가 뭔지도 모르고 편안하게 밤새 잠을 청할 수 있었고 날씨가 생각 외로 나쁘지 않아, 출항 전에 안개 때문에 긴장을 하기도 했으나... 배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 나는 정말 푹 잘 수 있었다. 도착 시간인 8시 30분보다 더 일찍, 그러니까 6시 30분에 일어난 이유는 샤워를 하기 위해서였는데 아무리 찾아도 샤워실을 발견할 수가 없었고....

Donyin섬

여기서 꼭 알아둘 것! Matsu는 여러 섬으로 구성된 곳이다. 그중 큰 섬에 속하는 것이 바로 Nangan과 Dongyin인데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배를 탈 수 있는 섬은 Nangan이다.

1. 홀수날: 첫 도착지 Dongyin 섬-> Nangan 섬 (10시간 소요)

2. 짝수날: 첫 도착지 Nangan 섬 8시간 (소요)-> Dongyin 섬

만약 11일에 배를 탔다면 첫 도착지가 Dongyin으로 Nangan에서 내리려면 2시간을 더 타야 도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승객들이 Nangan에서 내렸는데 중국으로 이동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대만의 어느 바다

이렇게 배는 2시간을 더 달려서 드디어......

Nangan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뭐랄까... Nangan은 대만임이 분명한데 무언가 여기가 중국이다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고 나는 괜히 긴장을 했다. 대만은 정말 자유로운 나라인데 괜히 겁을 먹기도 했다. 우선 배에서 내리자마자 중국으로 가는 배표를 사기 위해 이동했다.

Nangan섬 여객터미널

의경에게 물어보니, 사실 이 섬에는 의경과 군인들이 많았다. 중국과 배로 2시간 걸리는 국경 섬이기 때문에 군부대도 많이 보이고 이 사실이 나를 좀 더 긴장하게 만들었는데 사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그냥 대만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이었다. 하루 이틀 머물다 가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섬

배표는 오후 1시 반부터 판다고 해서 일단 예약을 먼저 하고 섬을 둘러보기로 했다.

Nangan섬
Nangan섬
Nangan섬

이 섬은 뭐랄까 여러 대만 도시가 그랬듯 일본의 느낌이 나기도 했다. 아직 관광지로 크게 이름을 날리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우기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섬 내 버스가 있어서 만약 여행 정보가 있었다면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갔을 텐데...... 정보도 없었고 시간도 그다지 넉넉지 않아서 그냥 비탈길을 걷고 걷고 하여 섬을 둘러봤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2-3일 정도 머물고 싶다. 주변에 작은 섬들이 많아서 여기저기 구경도 할 수 있고 게다가 바다가 에메랄드 빛...


1시경에 가니 벌써 표를 팔기 시작하여 표를 샀는데... 허름한 배고 고작 2시간여를 달리는데 10만 원가량;;

Fuzhou행 배

중국-대만 배 여행의 뱃멀미 때문에 다시 긴장하며 대만에서 구입한 멀미약을 1알 털어 넣고

중국 Fuzhou로 가는 배

이 배는 따로 좌석번호가 없었고 그냥 아무 곳이나 앉으면 되었으나 역시 뱃멀미를 피하려면 갑판이 좋다는 것을 알기에

대만과 중국의 바다 사이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2시간 여를 달렸다. 선장실 입구 쪽에 보면 생수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 따라서 물을 따로 사 올 필요는 없었다.

중국 Fuzhou 항

드디어 2시간이 흐르고 중국 공안이 보이며 나는 다시 중국 땅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곳이 여객터미널 입구. 배에서 내려서 그냥 걸어 들어가면 된다. 드디어 중국 도착.

이 여객 터미널은 꽤 후미진 곳이기 때문에 Fuzhou시내로 들어가려면 대략 2시간가량 시내버스를 타야 한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면 가짜 택시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협상을 해서 가도 되고 나처럼 가방을 끌며 밖으로 나와 쭉 걸어나가서 계속 직진하여 다리를 건더고 왼쪽 길로 쭉 걸어나가면 버스 정류장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드디어 베트남에서부터 중국-> 대만-> 다시 중국으로 배를 타고 왔고 마지막으로 청도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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