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냐시오 영성에 대하여
10월 가톨릭 출판사 북클럽 도서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제62회 크리스토퍼상 수상작인 제임스 마틴의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라는 책을 골랐다. 이 책은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책인데, 책의 두께가 상당히 두꺼운 만큼 성인의 삶과 업적, 성인이 설립한 예수회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었다.
이냐시오 성인이 살았던 행동 양식은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매일 기쁨, 평화, 자유를 발견하며 삶의 체험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영성’이란 단어를 풀이하면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삶아가는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은 간단하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이다. 이냐시오 영성은 삶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성경, 기도, 봉사, 자선 등 종교적인 영역은 물론 더 나아가 친구, 가족, 일, 관계, 성, 고통, 기쁨, 자연, 음악, 유행, 문화 등도 고려가 된다.
둘째는 활동 중에 관상하기로 우리가 하던 일도 멈추고 며칠 동안 고요한 수도원에 들어가 기도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영적 삶을 위해 잠시라도 고요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실제로 서강대학교 예수회 센터에서 진행한 영신 수련 2박 3일 피정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기도와 묵상 시간과는 별개로 산책과 휴식 낮잠 등을 권장했다. 그때 신부님께서 말씀해 주시기를 세속에서 살다 보면 일하랴 공부하랴 살림하랴... 제대로 쉬고 자연을 음미하고 영혼과 육체에 휴식을 주는 일이 없는데 영신 수련 피정 중에는 이렇게 비우고 채우는 과정을 통해서 고요와 평화의 시간을 많이 갖기를 권장해 주셨었다.
셋째는 강생의 영성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넷째는 자유와 초연함 추구하기이다.
나는 이냐시오 성인을 참 좋아한다. 영신 수련 피정에도 혼자 참여한 적이 있었고,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아 순천 예수회센터에서 하는 긴 피정에도 참가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로마를 여행하면서도 이냐시오 성인을 기리는 성당을 찾아가 미사에 참례한 적도 있고, 성인이 나고 자란 스페인 로욜라의 생가에도 다녀왔었다. 전쟁에서 입은 상흔으로 몸이 건강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하느님을 섬기고 교육에 전념한 이냐시오 성인. 그의 생애와 철학이 나에게는 특별히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영신수련>은 어떤 의미에서는 춤과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춤추는 법을 배우고자 한다면 단순히 춤에 관한 책을 읽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직접 춤을 추어 봐야 춤추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