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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 Nov 16. 2018

생일선물을 받았다. 생일인 사람에게,

'나를 움직인 문장들' 수령기

2018년 11월 15일, 스무 살의 관문에 서있는 사람들, 그리고 조금은 지나친 사람들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OMR 판독기에게 보여주는 수능날이었거든요.


저에게도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생일선물을 받은 날이거든요. 한 선배가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아, 살면서 만난 '소중한 분들'을 위해 뜬금없지만 책 한 권을 선물했습니다. 제목은 '나를 움직인 문장들'입니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에 가면 답례품을 받기도 하지만, 생일에 생일 당사자에게 선물을 받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뜻밖의 생일선물을 받았지만, 저는 준비한 게 없기 때문에 카카오선물하기로 커피나 케익을 보낼지, 이 선배의 취향을 추적해서 기억에 남은 선물을 사줄지, 아님 이 책을 잔뜩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할지(이 책은 비매품이라 이건 아예 실패) 고민하다가, 글 한 편을 쓰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아니고 나태하지만, 아무튼 나눠주셔 감사합니다.


이 책의 패키징은 우체국 등기봉투로 되어있고, 개봉하면 구성품인 책과 작은 메모지가 한 장 붙어있습니다. 메모는 받는 사람에게 작가가 편지를 써놓았습니다. 문장으로 사람들의 맘을 움직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답게 메모도 잘 쓰는 것 같습니다. (#나를움직인문장들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더 많은 메모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책을 볼 때, 표지 -> 뒤표지 -> 앞날개 -> 뒷날개 -> 각종 페이지-> 내용 -> 목차 순으로 봅니다. 직접 만든 책답게 뒤표지에 ISBN은 없고 초판 1쇄 답게 미국 유명 방송국이나, 각종 분야 구루들의 추천사도 없습니다.


1과 2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 페이지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젤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한정판이라는 대목! 내용은 크게 드라마, 영화, 만화, CM(광고) 그리고 예능에서 작가가 보고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문장들을 소개합니다. 저도 예전에 문장들을 모았던 적이 있는데, 계속해둘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들도 나오고, 처음 보지만 맘에 꽂히는 문장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이 문장때문이라도 그 드라마를, 영화를, 만화를 봐야겠다는 맘이 뿜뿜  들었습니다.


여기도 좋다


자신이 사랑하는 문장을 조금이라도 좋아해달라는 부분이 참 좋습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걸 제 소중한 사람들도 함께 좋아해줬으면 할 때가 종종 있거든요. 이 책에 나오는 문장들도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작가의 문장들을 보고 싶다면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 맛볼 수 있습니다.




요즘 참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딱히 뭐 안 했습니다. 여행 계획도 안 짜고, 일도 설렁설렁, 쓰려던 글은 쓰려던 채로 남겨두고. 그렇게 살아는 있지만 움직이지는 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하림 작가의 '나를 움직인 문장들'은 저도 움직였습니다. 어찌 되었든 글(인가?) 한 편을 썼네요. 참 고맙고, 조금 이르지만 서른한 번째 생일 축하드립니다. (하루 늦는 거보단, 364일 빠른 게 나은 거 같아서...)

 

나를 움직였다


-사족


1. 작가님의 광고회사 이야기가 담긴 신간은 내년 초에 나온다고 합니다. (이건 비매품이 아니니 많이 구매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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