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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 Nov 17. 2021

이 집이 55만 원이라고요? / 강남에서 원룸 구하기

부산사람 서울 양재로 독립하다 - 4편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내가 지내던 90만 원짜리 단기 원룸은 말 그대로 단기, 그것도 한 달만 계약했기 때문에 그다음 달부터 살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주말에는 집만 보러 다녔다. 음.. 그런데 집이라고 하긴 민망하고 방을 보러 다녔다..


집..(방)을 고르는 기준

주거에 쓸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준이 중요했다.

가장 중요한 돈은 보증금은 1~2천만 원 정도 낸다 치고

한 달에 월세로 낼 수 있는 합리적인 금액은 50만 원 정도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 지상, 2층 이상인 곳

- 회사(양재)에 30분 이내로 출근할 수 있는 곳

- 너무 낡지 않은 곳..

- 아무리 원룸이라지만 6평은 넘었으면..

- 전입신고 가능 여부, 건물의 저당 상태 등 계약에 관한 것이 깔끔한 곳

같은 큰 기준과


- 화장실이 간이 욕조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인 곳 (목욕을 좋아하는데 코로롱땜에 목욕탕에 못 가니..)

- 도보 15분 거리 안에 달리기를 할만한 곳이 있는

같은 소소한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부동산 앱을 통해 중개사분들을 통해 방을 둘러봤다.


포기

나름 소소한 기준을 잡고 방을 보러 다니며 깨달은 것은,

나는 '선택'할 것보다는 '포기'할 것이 더 많았다.


양재로 30분 이내에 출근하며 지상층인 곳은 양재, 강남, 역삼, 교대역 부근 정도였는데

여기서 지상층 원룸은 최저 월세가 45만 원이고

아무리 집 컨디션을 낮춰 보아도 55만 원은 내야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상태의 집이었다. (진짜 최소..)


중개사분들께 가장 많은 들은 말은 대부분

"이 정도면 이쪽(강남)에서 컨디션 괜찮은 거예요." 

"이런 가격 잘 없어요."

같은.. 것으로, 들으면서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살짝 웃으며

'아 그렇네요.'

만 남발하며 다음 빙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나도 '오늘의집' 이나 '집꾸미기' 유튜브에 올라오는 소소하지만 깔끔하고 예쁜 집을 갖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순순히 어느 정도는 포기했다.


황당

그렇게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집을 보러 다녔지만,

그럼에도 나를 적잖이 황당하게 만든 집의 요소들이 있었는데, 두 가지만 소개해볼까 한다.



1. 냉장고가 없어요. 세탁기도 없고요. (근데 들어갈 자리는 있어요.)

보증금 1000에 월세 55만 원짜리 치고는 평수가 크고 나름 분리형이라 보러 갔는데,

정말 크기는 만족스러울 만큼 컸다.

다만 냉장고와 세탁기가 들어갈 공간만 있고, 제품은 없었다.

크기에 혹해서 세탁기 설치하는 비용도 찾아봤지만, 

배보다 배꼽이 커질 것 같은 느낌과 청소로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화장실 때문에 이 집은 선택하지 않았다.



저기 로드뷰에 보이는 곳에 있다..


2. 서울에서의 전원생활, 등산로 입구에 있는 집

이 방은 후배 덕에 알게 된 네이버카페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에서 찾게 되었는데,

방 자체로는 정말 괜찮은 곳이었다. 가격도 월세 45만 원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다만, 나 같은 사회초년생이 살만한 곳은 아니었다.

구룡산 입구에 위치한 이 동네는 풀내음이 나며

차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곳..


그래도 내발로 확인해보고자 집주인과 약속을 잡고 만나러 갔다.

집주인 말로는 쿠팡 로켓배송과 음식배달은 잘 된다고는 하셨는데, 

막상 살면 불편할 것 같아서 이 집도 선택하지 않았다.

이 집을 보러 가서 좋은 풍경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튼 내 집(..방)

돌고 돌아다니다,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든 집이 있다.

- 그때 다니던 회사와는 걸어서 5분 거리 (지금 회사는 역삼역 쪽으로 옮겨 30분 정도 걸린다) 

- 2층

- 양재천 40초, 맥도날드 50초

- 적당한 크기에 리모델링된 화장실 (간이 욕조가 들어간다!)

- 나름 베란다 있음.. (0.4평..?)

- 관리가 잘 된다는 느낌 (보안, 분리수거 등)

으로 월세 55만 원에 기본 관리비 5만 원

한 달 60만 원을 내면 살 수 있는 방


중개사분과 집주인 아주머니와 함께 집을 확인하고 바로 가계약을 한 뒤,

며칠 뒤 계약을 했다.


그리고 또 며칠 뒤, 단기 원룸에서 계약기간보다 2일 정도 일찍 이사를 왔다.

'내 방'으로 (세입자이지만..)


한 장에 다 들어오는 내 이삿짐..


다음화에 계속.. (이제 이 시리즈도 정말 끝..)


이전 편 내용

- 7월 4일은 독립기념일 / 고시원 하루 살기

- 알고 보니 90만 원, 양재역 한 달 살기(단기 원룸)

- 원룸은 채워나가는 거야



다음 편 내용

- 지금 글 쓰고 있는, 양재천 4달째 살기(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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