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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 Nov 24. 2021

지금 글 쓰고 있는, 양재천 네 달째 살기(ing)

부산사람 서울 양재로 독립하다 - 5편

첫 영하의 날씨가 되었다. (서울에 독립을 하고 나서)

계속해서 미뤄오던 방한 커튼을 구매할지, 이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다

글을 쓰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 뒤로 보이는 창문에는 결로가 생겨있다



부산사람(나)의 짠한 서울 독립 이야기가 카카오 브런치 담당자님(혹은 AI님..)의 선택을 받아

다양한 지면에 노출되어 10만여 명의 사람들에게 조회되는 바람에,

이 글을 마무리지어야겠다는 이상한 사명감이 생겼기 때문인 것 같다.


10만 조회수 머선 129..


, 삶


목욕

지난 글에 말한 것처럼 목욕을 좋아하는 나는

오늘도 이 글을 쓰기 전에 화장실 간이 욕조에서 목욕을 했다.(개운하다!)


처음에 쿠팡으로 사이즈를 확인하지 않고 욕조를 구매했다가

완전 유아용 욕조가 와서, 반품해버리고

내가 들어갈 만한 크기로 다시 구매했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제품 중 하나이며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제품이다. (출근 전 반신욕은 사랑..)


하지만 목욕이 좋다고 느낄수록, 간이 욕조가 아닌 큰 욕조가 있는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맥도날드

오늘도 퇴근길에 50초 거리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1955버거 세트를 포장해 와서 먹었다.

이렇게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싶을 때,

그리고 주말 아침 뜨거운 해시브라운이 포함된 맥모닝으로 시작하고 싶을 때,

집 근처의 맥도날드는 나에게 너무나 적절한 옵션이다.


내가 사는 이 양재라는 동네는

내가 잘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자취생이 먹을만한(적당한 가격, 적당한 맛) 식당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혹시 양재 주민이시면 밥집 추천 좀..)


그래도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음식은 잘 오고

특히 집 근처 포장하기로 자주 주문하는 양꼬치집의 마라탕은 양재의 음식으로 지정할 만하다.(내 맘대로)


그리고 TMI로 탄산을 원 없이 마시고 있다.

만 원의 행복 / 냉장고를 온갖 탄산으로 채운 뒤 뿌듯해서 찍은 사진



구매

자취를 시작하며 이것저것 많이 샀다.

무엇인가 사서 가족톡방에 자랑하면 누나는 '그 좁은 집에 도대체 뭘 그리 사들이냐'라고 타박하는데,

아주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사고 싶은 걸.. 어떡해..


내가 이 6.5평짜리 집으로 이사 와서 구매한 제품의 리스트는 생각나는 것만 간단히

- 공기청정기

- 가습기

- 4K 모니터 (+모니터 암 / 컴퓨터 본체는 본가에서 가져왔다)

- 책상

- 매거진 랙 서랍함

- 의자 3개

- 간이 욕조

- 무선청소기

-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듀얼 무선충전기

- 규조토 발매트

등등..


진짜 다 필요한 것들이라고요..

나름(?) 정말 필요한 것들만 산 것이긴 한데

지금도 살 것이 산더미이다.

예를 들어,

- 서두에 말한 방한 커튼

- 의류 미니 건조기 (부피 차지하는 건조대 너무 싫다..)

- 제습기 (가습기 샀으면서 제습기도 사는 나는 도대체..)

등등..


그리고 양재천

부산에서는 집을 감싸고 있는 뒷산이나, 조금만 나가면 볼 수 있는 광안리 바다가

너무나도 당연해,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가지도 않았는데


서울에서 퇴근 후, 혹은 주말

아무도 없는 내방 안에

있다가 잠시 집 앞 양재천을 걷거나 뛰고 오면

풀냄새가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지 매일매일 깨닫는다.


날씨가 추워져 예전만큼 자주 가지는 않지만

내 서울생활의 소소한 행복 포인트다.



만족

그래서 만족하며 살고 있냐고 하면,

'불만족스럽진 않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자취하는 사람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양재천 근처에 이사오라고 말할 정도로

이 동네와, 이 집(방)을 좋아하지만

만족하기엔 매달 나가는 돈이 꽤 크고,



불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작은 행복이라 느끼며

부산사람은 서울 양재에 네 달째 살고 있다.


그곳에서 글을 마친다.


'부산사람 서울 양재로 독립하다' - 끝 -




- 사족 1

언젠가는 집에 감성을 몇 스푼 끼얹고 나서, 자취남 채널에 출연 신청하는 게 소소한 목표다..


- 사족 2

'이십팔 독립선언'이라는 책을 예전에 읽고, 독립 후에 다시 읽어봤는데 더 많이 공감되거나 새롭게 읽히는 부분이 있어 신기하다.


자취할 사람, 자취해본 사람, 자취하는 사람 혹은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드린다!

사람의 맘이 담겨있다.



이전 편 내용

- 7월 4일은 독립기념일 / 고시원 하루 살기

- 알고 보니 90만 원, 양재역 한 달 살기(단기 원룸)

- 원룸은 채워나가는 거야

- 이 집이 55만 원이라고요? / 강남에서 원룸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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