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산문집

어깨 기대고싶은 밤

by Anndrew


띠리리리리


아침에 눈을 뜨며 문득 삶이 너무 전쟁같아서, 많이도 아니고 조금만 평범한 삶을 살고싶단 생각을 했다.




반복된 일상으로 특별한 기대없는 오늘 아침, 침상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머리를 감는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하고 소용돌이치는 전철에 몸을 맡겨 꾸벅히 졸다 대체 몇분이나 지났을까.


오늘이 금요일이란 사실에 기분이 좋다가도 이내곧 겨우 이정도 일에 기분이 변하는 스스로에게 한심스러이 자괴감을 느낀다.





한참을 일하다 잠시 커피 한잔하고 다시 들어오는 것을 반복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점심도 저녁시간도 훌쩍 지나가버린다.


터덜터덜터덜.


집으로 가는 길, 석양이 지는 게 대단히 장관이었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보던게 언제던가. 잠시 멈춰서 더 지켜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주말도 허사롭고 일탈도 덧없다. 마음의 여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소진되어만 간다.


분명한건 나는 내가 정한 무언가에 마음이 쫒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마음은 두려움에 경직되어 주변을 살필만한 여유가 없었음이 분명하다.


나는 어느새 길들여져 있었다. 토요일 저녁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상에 익숙해져버렸다. 오늘 어제도,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고 어디를 향해 그렇게 애쓰며 시간을 보냈던 걸까.





달이 걸려있는 밤은 깊어만 간다. 어느새 창문 밖은 한산스럽다.


누군가의 어깨를 빌리고 싶은 밤이다. 따스한 온기가 그립다.


그래도 내일은 조금은 다를지도 모를거란 희미한 희망을 베고 잠을 청하며, 밤은 깊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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