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도서관에 있는게 답답했다. 밤이 깊어갔지만 바람 쐬러 벤치에 앉았다. 마땅히 할게 없어 우두커니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 얄쌍한 연붉은 초승달이 걸려있었다. 하염없이 달이 서서히 차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밤하늘은 무심히 달빛을 세상에 흐트렸다.
참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친구들이 있다.
소명을 따라 노력하고 있고, 주변이 나를 지지한다.
달을 우두커니 바라볼 여유가 있다.
어쩌면 가끔은 주위를 정돈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던걸까.
달빛을 다 쐬고나자 충분한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차분해진 채로 남은 공부를 마무리하러 올라간다.
발걸음이 가볍다.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월산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