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산문집

식은 커피

그리고 오후

by Anndrew



나는 커피 마실줄 모른다. 쓰고 진하여 기분을 쾌적하게 해주지만, 그 맛을 음미할줄 아는건 아니다. 좋아하지만 잘 이해하지 못한다. 유명 커피와 패스트푸드 커피도 구분 못한다. 그래도 커피가 좋다.




점심에 커피를 만들어 컵에 담아놓고 선잠에 들었다. 깨어보니 커피는 식어 있었다. 아쉬움을 달래며 마셨는데 맛이 의외로 괜찮다. 살짝 식어빠진 커피가 내 입에 알맞다. 고급진 맛이 아니지만 그냥 내가 좋아하는 식은 커피 맛이 좋았다.



그러고보니 간밤에 먹은 치킨도, 어머니가 재어놓은 반찬도, 다 살짝 식어있었다. 기대없이 맛을 보았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커피를 들고 도서관 테라스로 나왔다. 세상의 식어빠진 것들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들에 마음이 가서일수도, 또는 내가 그런 사람이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식은 커피를 따뜻한 손으로 잡으며 그렇게 오후를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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